토론토서 9세 여아 잠자다 감쪽같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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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서 실종된 세실리아.

“누구든지 세실리아를 데리고 있는 사람은 그 아이를 하루 빨리 안전하게 집으로 보내주세요”

초등학교 4학년 된 딸을 졸지에 유괴당해 실의에 빠진 중국계 이민자인 웨이민 장, 웬 슈 부부는 며칠째 토론토 시내를 돌며 이 같은 문구가 실린 호소문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세실리아가 유괴된 직후 며칠간 경찰은 비공개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시민들의 협조를 요청하면서 공개 수사에 들어갔고 수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캐나다의 언론들은 연일 유례 없이 이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이를 언론에서 대서특필 하는 것은 이 사건이 여느 유괴사건과는 달리 매우 보기 드문 상황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즉 올해 아홉 살 된 세실리아는 지난19일(일요일) 밤 길거리나 놀이터가 아닌 그녀의 침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엄마 슈씨가 월요일 아침 여느 때처럼 아이 학교 갈 시간에 맞추어 세실리아를 깨우기 위해 8시 반쯤 그녀의 방에 갔더니 밤새 아이가 없어진 것이다.

경찰은 공개수사에 들어가면서 시민신고 핫라인을 설치하여 시민들로부터 175건에 달하는 전화 신고가 접수되었지만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직 한 건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범인이 아직 캐나다 내에 머물고 있고 세실리아가 아직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할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어린이 유괴사건이 어린이 또는 어린이 부모를 잘 아는 면식범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여아 유괴의 경우 대개 범인은 성적 충동에 의해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성폭행 전력이 있는 전과자들을 수상 대상에 올려놓고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유괴사건이 발생하면 1시간 이내에 44%의 어린이가 죽음을 맞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시간 이내에 74%가 사망하고 24시간이 지나면 91%의 유괴된 어린이가 결국 죽은 상태로 발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실리아양 유괴사건이 공개된 이후 많은 부모들이 유사시에 대비하여 경찰, 병원 등을 방문하여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해 보관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도 하다.

또 미아찾기 단체 등에서는 유사시 경찰이 신속하게 어린이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린이 신분확인 키트를 만들어 부모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키트에는 어린이의 신체에 관한 정보, 생년월일, 태어날 때 채취한 발가락 지문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들 시민과 관련 단체들은 아직 생존여부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세실리아 양이 하루 빨리 부모 품에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주호석 캐나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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