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여성감독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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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반쪽> 타흐미네 밀라니 감독, 2001, 이란▶

■ 1980년대 들어 이란의 영화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비롯하여 수많은 이란 감독들이 철학적 사유를 영상화하고 시적 서사구조를 구축한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이 배경에는 포루흐 파로허저드가 있다. 서른 두 살에 요절한 그는 시인이자 여성영화감독이었으며 이란 뉴 시네마의 영감의 원천이었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그의 특별전이 마련되었으며, 키아로스타미의 근작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에는 파로허저드의 시 전문이 인용되고 있다.

■ 현재 이란의 여성감독은 10명 정도다.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로 한국을 방문했던 타흐미네 밀라니는 2001년 <숨겨진 반쪽>이라는 영화를 찍고 사형선고를 받았다.

전세계 영화인들의 구명운동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란에서 여성영화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밖에 마흐말바프 영화학교의 세 여성감독(마르지예 메쉬키니, 사미라 마흐말바프, 하나 마흐말바프)이 맹활약 중이다. 작품 자체보다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더 유명한 메쉬키니는 “나의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남들보다 두 배나 능력 있음을 보여주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최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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