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 낳았어도 이런 대우 받지 못했을 것”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규탄 성명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뉴시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뉴시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판하면서 ‘조선시대 후궁’에 빗대 여성비하 논란이 일었다.

조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 고 의원이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며 “선거공보물에 허위학력을 적은 혐의, 선거운동원 자격 없는 주민자치위원의 지지 발언을 게재한 혐의에도 무탈한 것만 해도 겸손해야 마땅할 일”이라고 썼다.

그는 최근 고 의원이 4·15 총선 상대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서울)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비난한 것을 비판하면서 이런 표현을 썼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의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강력 비판했다. 정춘생 공보국장은 SNS 글에서 “역대급 망언, 희대의 망언, 여성 비하”라면서 “여성 국회의원을 후궁에 비유하다니 국회의원으로 자격이 없다”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도 성명을 내고 조 의원의 발언을 규탄했다. 여.세.연은 27일 성명을 통해 “정치인이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그러나 시대에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여성비하적인 비유를 사용해 동료 여성 정치인을 (비판도 아닌) 비난하는 것은 그동안 남성 정치인들이 여성 정치인들에 대해 행해왔던 수많은 성희롱적 발언과 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남성화된 인식과 관습을 여성 정치인들 또한 답습해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성 정치인이 여성비하적인 비유를 사용하며 다른 정당의 여성 정치인을 비난하는 모습은 여성 시민들에게 (여성 시민들이) ‘과연 여성 정치인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고통스러운 질문을 남길 뿐”이라며 “남성 정치인들의 성차별적이고 수준 낮은 말과 행동을 듣고 보는 것도 지쳤는데 여성 정치인들까지 가세하며 정치의 수준과 질을 낮추는 데 기여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왜 부끄러움과 절망은 여성 시민들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라며 “제발 남성 정치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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