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한의원장, 건강교육가

다이어트자습서 〈살에게 말을 걸어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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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오랫동안 자취생활에 지쳐서 귀국하자마자 한의원으로 서둘러 끌려온 유학생. 보통 아침은 굶고 점심은 햄버거 저녁은 빵과 수프로 살았단다. 커피에는 진하게 설탕을 타서 마셔야 정신이 나니 하루에 석 잔도 좋고 넉 잔도 좋아서 수시로 마셨고 술은 마시면 한 병, 담배는 끊지 못해 집에 돌아오면 하루치를 욕심내어 한 갑씩 피워댔단다.

그래도 칼로리는 채워야 할 것 같아 초컬릿바, 주스는 열심히 먹었는데 속이 아파 망고우유를 마셔보기도 했다. 얼굴색은 누렇게 뜨고 배를 만져보니 복직근은 가죽처럼 뻐쩍 말라 긴장이 되어 있으며 위는 배꼽 근처까지 축 처진 '사려과다형 위허증'이었다. 근심어린 목소리로 “소변에 거품이 너무 많이 나오구요. 만나는 사람마다 하도 얼굴이 안 좋다는 말을 들어서요.”

“몸이 피로한 걸 커피의 각성기운에 매달려 단 것을 많이 먹어 그러는 거지요. 커피의 카페인은 잠깐 몸을 깨워주지만 진짜 내 몸의 기운이 좋아져서 생기는 진기(眞氣)는 아니에요. 카드로 꺼내서 잠시 빌려쓰는 것처럼 나중에 기운을 채워주지 않으면 몸에 무리가 오지요. 주스 대신 과일 그대로 먹어야 순수해서 몸을 탁하게 만들지 않아요.”

'명치 끝이 답답하다''뭐가 매달린 것 같다''체했다''소화가 안 된다' 등 위가 답답하고 무겁고 거북하다는 것이 위장병의 주 증상이다.

원인은 위근육의 연동운동이 잘 안 되어 음식물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위는 약 4시간에 걸쳐 음식을 죽처럼 만들어 십이지장에 내려보내면 영양분은 장점막의 꼬불꼬불한 주름에서 흡수되고 간으로 가서 저장된다. 배가 고프면 '꼬르륵' 하는 배꼽 시계가 울리는 것도 이 시간 때문이다.

밥을 먹고 한 시간쯤 지나면 절반은 소화가 돼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2시간이 지났는데도 위에 음식물이 절반 이상 남아 있으면 소화능력이 나빠진 것으로 진단한다. 위 크기와 근육의 운동능력 차이에 따라 개인차가 많아 소음인들은 체질적으로 왜소하여 식사량이 적다. 몇 숟갈 뜨지 않았는데도 배가 불러 소화가 안 된다고 힘들어하며 평소보다 조금만 과식을 해도 체한 느낌을 받는다. 소음인들이 가장 신경 써야 될 부분이 위의 건강이다.

인간이 두 발로 걷는 직립자세이다 보니 위가 중력의 방향으로 아래로 내려가서 풍선에 물 담은 것처럼 축 처지기도 한다. 이것은 근육의 탄력이 부족한 이완성 위하수로 배꼽 아래까지 위가 축 처지기도 한다. 위하수 환자는 마른 체형으로 음식물을 위로 밀어올리는 힘이 달려 배출운동이 나빠져서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거북함과 소화불량을 호소한다. 이 경우에는 식사 량을 60-70%만 하고 식후에 위가 누운 방향으로 오른쪽 옆구리가 밑으로 가게 해서 누워서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 소화불량인 경우에 기본적으로 입에서 충분히 씹어 알갱이를 부수어 천천히 조금씩 먹어주면 위의 숙제를 미리 절반은 해주는 셈이다. 위 탓만 하지 말고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해서 고쳐야 한다.

동물들도 아프면 안 먹고 쉬어주듯이 한끼 두끼 굶어 위에게 '아무 일도 안하고 쉬기'라는 병가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체기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조금씩 양을 늘려가며 보식을 하면 늘어난 위도 적당히 줄어들고 붓기도 빠지며 통통한 분들은 짧은 단식 덕분에 덤으로 살도 빠진다.

안달복달하며 소화제만 찾지 말고 한번 응용해보시라. 이런 분은 위 근육에 힘을 붙여주는 치료가 필요하며 홍삼차, 생강차에 쌀엿을 한 스푼 타서 단맛을 내어 평소에 조금씩 마셔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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