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부탁으로 2017년부터 키워
뺨 때리고 얼굴에 문제집 던져
"피해 아동, 상황 일관되고 구체적 진술"
6세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수학 문제를 틀렸다고 아이 얼굴에 문제집을 던지는 등 학대한 혐의의 50대 부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춘천지법 형사3단독 정수영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와 사실혼 배우자인 B씨에게 각 징역 6개월과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에 대한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2017년 당시 6세 C양 친모의 부탁을 받아 그해 3월부터 2019년 10월 1일까지 C양을 키웠다.
A씨는 이듬해 여름께 C양이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혼내면서 우유와 간식 등이 든 비닐봉지로 입을 때리고, 비슷한 시기 저녁 식사 중 C양이 계속 TV를 보자 젓가락으로 왼쪽 눈썹 부위를 찔렀다. 같은 해 6월 C양이 늦게 귀가하자 나무 주걱으로 얼굴과 팔을 때렸고, 나무 주걱이 부러지자 효자손으로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때렸다.
문제를 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문지를 말아 때리거나 계속 연필을 잃어버린다며 연필 뒷부분으로 얼굴을 찌르기도 했으며, 수학 문제를 틀리자 얼굴에 문제집을 던지기도 했다.
B씨는 2019년 9월 A씨로부터 '거짓말을 했으니 혼을 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C양의 뺨을 때리고, C양이 넘어지자 주변에 있던 의자로 머리를 때린 뒤 벽을 본 채 팔을 들고 벌을 서게 하는 등 학대했다.
이들은 아동학대 혐의를 일부 부인했으나 법원은 피해 아동이 당시 상황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정 판사는 "A씨는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아동을 학대했으나 전반적으로 피고인들의 아동 학대 정도가 중하지는 않은 점, 피해 아동이 문제 행동이 있었고 피고인들이 탈북민으로서 훈육 목적에서 다소 과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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