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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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과 억압을 받던 숙이가 가부장제를 딛고 일어서는 성장담을 그린 웹툰이다. 공명 작가의 데뷔작으로, 2019년 제1회 ‘NC버프툰 글로벌 웹툰스타 오디션’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숙이는 딸이라는 이유로 부처님이 지어준 이름 ‘해송’을 남동생에게 빼앗긴다. 숙이뿐만 아니라 어머니 권례, 미자, 지민까지 이야기 속 여성들은 대부분 가부장제의 피해자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핍박받거나 부당한 희생을 강요당하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동병상련을 나눈다.

주인공이 젊은 여성이 아닌, 어머니뻘 세대의 여성이라는 게 특징이다. 극중 이야기는 숙이의 어린 시절인 1960~70년대부터 대학에 진학한 1980년대까지 이어진다. 숙이의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젊은 여성들, 딸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훑게 된다. 결국 딸들과 어머니, 그 어머니의 삶이 모두 이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윤회와 업보라는 불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서사가 불화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체를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고풍스러운 색감과 질감도 작품의 매력에 일조한다. 

웹툰은 2021년 1월 현재 시즌3 연재 중이며, 총 120화 전후로 완결 예정이다. 이번에 출간된 단행본 1권에는 연재 15화 분량이 담겼다. 할머니의 폭력과 아버지의 냉대 속에 좌절하던 숙이가 마침내 영어라는 돌파구를 찾고, 단짝 지민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단독 외전 「봄맞이」도 만나볼 수 있다. 

공명/문학동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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