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에게도 장학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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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원기 기자>▶

'아키아'. '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의 준말이다. 지난 10월 18일, 아키아는 '프라이데이 나이트, 백 투 더 세븐티즈(Friday Night, Back to the 70's)' 공연을 성황리에 끝마쳤다고 한다. 이 밖에도 아키아는 마라톤, 아줌마 장학금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는데…. 김수자 아키아 공동대표를 만나 아키아와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키아가 만든 아줌마 행동강령

아줌마는

나를 위해 자각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작은 것부터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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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8일에 열린

- 현재 아키아 공동대표와 여성신문 상임고문을 겸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여성신문이 창간 15주년을 맞았습니다. 저와 여성신문의 인연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성신문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여성사회 연구회에서 이계경 전 사장과 함께 3년 동안 일하다가 여성신문을 창간하게 됐지요. 그때 여성사회연구회에서 십육절지 4∼8매로 격주 소식지가 나왔습니다. 당시 육아인 교육과 여성전용 도서관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지난해까지 여성신문사 부사장으로 있다가 올해 상임고문을 맡게 됐습니다. 여성신문과 아키아가 한편은 언론으로서, 다른 한편은 문화단체로서 상부상조하며 발전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여성신문과 아키아는 같은 목표를 가진 동지적 관계입니다.”

- '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는 어떤 단체입니까?

“일반적으로 '아줌마'하면 어느 정도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줌마'의 어원은 '아기 주머니'입니다. 초경이 시작되는 청소년부터 폐경을 앞둔 중장년까지 모든 가임여성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좀더 폭넓게 보자면 여성 전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뜻을 지닌 단어 '아줌마'가 어째서 그토록 사회적으로 폄하되는가, 우리의 질문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누구나 “아줌마 아닌 줄 알았어요”하면 다들 좋아합니다. 마찬가지로 “아줌마 같다”고 하면 대개 불쾌해하지요. 그러나 아줌마는 가족을 위해 애쓰고 희생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침 일찍 아이들과 남편을 깨우고 요리, 청소, 빨래 등의 집안일을 하는 것은 상당한 중노동입니다. 고달픈 일을 하지만 사회와 가정 속에서 설 자리가 없습니다.

고된 일을 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앉아서 쉬고 싶어집니다. 지하철에서 빈 자리가 생기면 달려가 앉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사회는 아줌마가 엄마, 아내라는 이유로 부려먹기만 합니다. 고된 일과 가치 폄하는 그들을 흐트러질 수밖에 없게 합니다.

이제는 아줌마들이 집단화, 조직화돼야만 합니다. 아줌마들이 가족을 위해서 희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가꾸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아키아의 아줌마 행동강령은 우선 자각입니다. 나를 위해 깨닫자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변화. 가족과 사회를 위해 변화하자는 것이지요. 끝으로 행동입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는 의미입니다. 자각하고 변화하고 행동하는 여성, 이것이 우리 '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의 목표입니다.”

- '아키아'는 어떤 사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까?

“'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는 1999년 여성신문사 내의 '신주부 캠페인 추진본부'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는 선포식을 갖고, 아줌마 대축제, 순회강좌 등을 펼쳤습니다. 특히 '엄마도 즐거운 명절 테이프 제작 보급'은 전원주, 권희덕 씨가 참가한 앨범을 제작 배포한 것으로, 명절 귀향길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어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듬해에는 각종 아카데미와 강좌를 비롯해 웹진 <@ZOOMA>를 창간해 여성신문과 연계, 오늘날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는 명칭을 지금의 '아줌마가 키우는 아줌마 연대'로 바꾸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라는 주제로 청소년 동아리 축제를 열었고 '아줌마가 뽑은 참 건강한 세상 대상 시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아줌마들이 모여 몸과 마음을 가꾸는 아줌마 마라톤 대회를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아키아 아카데미를 열어 재태크 방법, 대차대조표 작성법 등을 강의했습니다.

올해는 드디어 여성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게 됐습니다. 이제껏 해왔던 여성 마라톤 대회 등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펼쳐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혜석, 명성황후, 김일엽 등 역사 속에서 한 시대를 이끌어 나간 여성들의 유적지를 답사하는 '여성 유적지 순례'와 이번에 성황리에 끝난 가족음악회 등이 주력사업입니다.

무엇보다 '아줌마 장학금'을 조성해 아줌마들을 지원합니다. 이 사업은 자신감 있고 창의적인 아줌마의 삶을 개척하는 의미에서 마련됐습니다.

다른 아줌마의 삶에 힘을 실어주는 아줌마를 찾아 장학금을 지급하고 격려해서 아줌마들의 창조적 삶의 욕구에 불을 지피려는 것이지요. 장학금 지급 대상은 배움의 기회를 놓쳐 뒤늦게 공부하려는 아줌마나 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고자 하는 아줌마로부터 삶의 질을 높이고자 사회 참여, 문화, 기타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고자 하는 아줌마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는 기간 중에 필요한 가사 노동 보조금과 보육 교육비 보조금이 시급한 아줌마 등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누가 아줌마들에게 공부하라고 장학금을 줍니까? 우리 스스로가 실천할 문제입니다.”

- 이번에 열린 '프라이데이 나이트, 백 투 더 세븐티즈'는 어떤 행사였나요?

“한마디로 세대간 문화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행사였습니다. 프라이데이 나이트는 신세대 펑크 그룹입니다. 이들과 함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을 마련했습니다. 주로 칠십년대 노래들을 새로 편곡해서 연주하고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도 함께 불렀습니다. 그래서 공연장도 스탠딩 콘서트장으로 선택하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관객들의 호응은 굉장했습니다. 아버지와 딸이 함께 최신 인기 가수 자두의 <김밥>을 부르면서 세대간의 화합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곡인 <꽃보다 아름다워>가 연주될 때는 모든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불렀습니다.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는 멋진 자리였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얻은 수익금은 아줌마 장학금 지급에 쓰일 것입니다.”

최예정 기자shooo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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