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우먼’ 시리즈 패티 젱킨스 감독
최근 인터뷰로 워너브라더스와 갈등설 불거지자
"'보여주기용'으로 고용·내부 전쟁, 사실 아냐" 해명

'원더 우먼 1984' 제작 현장의 패티 젠킨스 감독(왼)과 배우 갤 가돗(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원더 우먼 1984' 제작 현장의 패티 젱킨스 감독(왼)과 배우 갤 가돗(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영화 ‘원더 우먼 1984’의 패티 젱킨스(49) 감독이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와의 갈등설을 진화했다. 최근 “워너브라더스가 원더우먼 제작 과정에 심하게 간섭했다”는 언론 보도로 논란이 일자 이틀 뒤 직접 해명했다. 젱킨스 감독은 “워너브라더스가 보여주기용으로 나를 고용했다” “내부 전쟁” 등의 표현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각본 30여 번 쓰고야 승인" 보도로 워너-젱킨스 감독 갈등설 불거져

4일(현지시각) 영화 전문 웹사이트 ‘인디와이어’에 따르면, 젱킨스 감독은 “(워너브라더스가 내게) 굉장한 불신을 보였다”며 ‘원더 우먼 1984’ 대본을 약 30여 번 쓰고 나서야 워너브라더스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원더 우먼 1984’를 ‘여성 감독 연출의 여성 슈퍼 히어로 영화’로 보이게 하려고 자신을 앞세웠지만, 정작 제작 과정에선 감독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으려 했다는 주장이다. '원더 우먼 1984'의 각본에는 젱킨스 감독을 비롯해 제프 존스, 데이브 캘러함이 함께 참여했다.

인디와이어는 젱킨스 감독과 워너브라더스와의 갈등을 ‘내부 전쟁(internal war)’이라고 표현했다. 인디와이어 보도에 따르면, 젱킨스 감독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마크 마론의 팟캐스트 ‘WTF’에 출연해 “그들은 나를 보여주기용으로 고용했다. 그들은 내가 여성으로서 세트장을 걸어 다니길 바랐지만, 그건 그들의 이야기고 비전이었다”며 “그럼 내 생각은? 그들은 내 대본을 읽어보려조차 하지 않았다. 나의 다른 관점과 일하기 방식을 불신했다”고 밝혔다. “내가 ‘원더 우먼’ 제작에 합류했을 때도 ‘음, 그래요. 하지만 다르게 해봅시다’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여성들은 원더 우먼이 가혹하고 터프하게 사람들의 머리통을 자르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는 원더 우먼 팬이다. 이건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이 불안해하는 걸 나는 느낄 수 있다”고도 했다. 

'원더 우먼 1984' 국내 공식 포스터.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원더 우먼 1984' 국내 공식 포스터.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나를 '보여주기용'으로 고용했다는 언급은 사실이 아니다"

한편, 인디와이어 보도 등이 확산되며 논란이 일자 젱킨스 감독은 6일(현지시각) 트윗을 통해 "워너브라더스와의 '전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부터 10년간 이사 10명과 논의한 일을 언급했을 뿐"이라며 "나를 보여주기용으로 고용했다는 언급은 다른 스튜디오와 진행한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다"고 정정했다. 

'원더우먼 1984'를 둘러싼 워너브라더스와의 갈등에 관해 패티 젱킨스 감독이 쓴 트윗. "워너브라더스가 나를 보여주기용으로 고용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Patty Jenkins 트위터 캡처
'원더우먼 1984'를 둘러싼 워너브라더스와의 갈등에 관해 패티 젱킨스 감독이 쓴 트윗. "워너브라더스가 나를 보여주기용으로 고용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Patty Jenkins 트위터 캡처

또한 트윗을 통해 "워너브라더스와 잭 스나이더 감독(2017년 개봉한 '원더 우먼' 감독)을 비롯해 모든 제작진에게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며 "그저 작품을 만드는 데까지의 과정이 지난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이라는 단어 등 극적인 헤드라인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인디와이어 측은 별도의 정정 보도나 해명을 하지는 않은 상태다.

젱킨스 감독과 워너브라더스는 2004년부터 ‘원더 우먼’ 제작을 논의했다. 스튜디오에서 연출을 요청한 것은 2007년이었다. 젱킨스 감독은 당시 임신 중이었기에 거절했으나, 2011년 다시 합류했다. 인디와이어 보도에 따르면 젱킨스 감독은 ‘창작적 이견’으로 ‘원더 우먼’ 제작 현장을 떠나 마블스튜디오의 ‘토르 2’ 팀에 합류했으며, ‘원더 우먼’ 연출가로 미셸 맥라랜을 고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러나 두 프로젝트 모두 제작이 무산됐다. 워너브라더스는 젱킨스 감독을 다시 영입해 ‘원더 우먼’ 영화를 만들도록 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젱킨스 감독은 ‘원더 우먼 3’ 연출과 각본에 참여하게 돼 ‘원더 우먼’ 3부작 시리즈를 완성할 예정이다.

‘원더 우먼’은 2017년 여름 국내 개봉하자마자 화제가 됐다. 젱킨스 감독이 각본에 참여한 속편 ‘원더 우먼 1984’도 지난해 12월 23일 극장 개봉해 새해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6일 기준 국내 누적 관객 수 47만 명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달 17일(한국시각) 한국 취재진과의 라이브 컨퍼런스 자리에서 젱킨스 감독은 “이제는 슈퍼히어로가 악을 처단하면 선이 이긴다는 신념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훨씬 복잡한 구조가 현실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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