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지역, 대안초등학교 주민추진위 해오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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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초등학교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교육주체인 교사·부모·학생들의 교육선택권이 인정 받도록 터를 마련하는 것이다. 사진은 일반 초등학교의 아이들이 과학실험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민원기 기자>▶

“대안학교 설립 원칙 중 마포지역중심, 강북 지역이라고 전제했는데 이렇게 지역을 정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스럽습니다. 지역구분이 필요 없다고 생각됩니다.”(교사 준비팀 최규호씨)

“강북이라고 명시한 것은 강남지역처럼 특수 사립형 교육을 목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강북 문화라는 개념과 도시형 대안초등학교라는 생각으로 전제한 것뿐인데 오해를 살 수 있겠군요.”(대안학교 만들기 준비모임 팀)

“도시형 대안학교에는 동의하지만 역시 고민스러운 것은 예산입니다.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주민)

“재정확립과 관련해서는 함께 많은 고민을 해야 할거라 생각됩니다. 어느 지점에서는 결정을 봐야 하는데 너무 앞서 걱정하지 말고 차분히 준비해 봅시다.”(대안학교 만들기 준비모임 팀)

지난 18일 서울 마포지역에 위치한 공동육아 참나무 어린이집에서는 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추진위원회 해오름식이 있었다. 공식 명칭은 해오름식이지만 대안초등학교를 만들려는 부모·지역 주민들과 교사들이 모여 대안초등학교 준비에 대한 의견 교환 시간을 마련했다.

내년 9월 개교 목표

마포지역에서 대안초등학교 설립 얘기가 나온 것은 지난 2001년 11월부터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아빠들이 모여 대안 중학교가 필요하다고 공감한 것이 계기가 됐고 한동안 논의가 중단되다 올 상반기부터 다시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 8월 대안교육 격월간지 민들레에 '우리 마을에서 함께 학교를 만들 교사를 찾습니다'는 제목으로 전국의 뜻 있는 교사 참여를 호소한 이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날 주민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상복씨는 “우리는 초·중등 12년제 학교를 설립하고자 한다”며 “장애학생 통합교육 과정을 지향하고 내년 9월에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추진위원회 총괄 팀장을 맡은 정현영씨는 “우리 아이들을 계속 공교육으로 보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고민에서 출발한 모임”이라며 “주민추진위원회는 대안학교를 만드는 주춧돌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했다.

대안학교 만들기 준비모임 팀은 “우리가 세우려는 학교가 현행법상 인가 받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현재 입법 예고된 개정법 하에서는 인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학부모추진위원회가 아닌 주민추진위원회로 명칭한 것은 제 아이의 필요뿐만 아닌 나아가 이 땅에 올바른 학교가 뿌리를 내려 올곧게 성장해 장차 우리 교육의 대안을 찾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민추진위원회는 대안학교 설립 준비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발족되기 전까지 실무적인 일을 한다. 김 위원장은 “쉽게 얘기하자면 주민들과 함께 학교의 교육이념과 규모 등 그 상을 만들어 가는 토론 모임”이라며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학교 건물이나 교실 마련, 교육기자재 마련, 학생 모집, 재단 설립 등이다”고 말했다.

대안학교 만들기 준비모임을 함께 했던 주창복씨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대안초등학교는 공동육아조합처럼 학부모 중심 운영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교육을 고민하는 것이 직업이고 삶인 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기부금을 모을 수 있는 재단설립이 주민추진위의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해오름식에 참석한 공동육아어린이집 1세대인 중학교 2학년 금강산양은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아 구경왔다”며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말을 했다. 현재 금강산양은 인터넷상에서 대안학교가 왜 필요한지 조목조목 설명하는 글을 올려 학부모는 물론 친구들의 호응을 높였다. 더불어 교육의 중심인 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생추진위원회도 구상중에 있다고 한다.

교육공동체, 지역생활공동체 승화

이처럼 서울 마포지역에 대안학교가 논의될 수 있는 것은 지역공동체의 영향이 크다.

서울 마포지역은 행정구역상 성산동, 망원동, 합정동, 연남동, 서교동을 망라하는 지역이다. 1994년 공동육아 협동조합 제1호인 '우리 어린이집'이 연남동(이후 성산동으로 이사)에 문을 열며 '우리 아이 우리가 함께 키운다'는 공동육아 철학에 공감한 사람들이 하나둘 어린이집 터전 주변으로 이사왔다. 현재는 망원동에 '날으는 어린이집', 성산동에 '참나무 어린이집'을 비롯해 방과후 교실 '도토리'와 '풀잎새'까지 모두 5개의 공동육아협동조합을 형성해 조합원이 모두 150여 가구쯤 된다고 한다.

또한 1999년 만들어진 생활협동조합 '두레'를 통해 친환경적인 먹거리 공동구매를 주요사업으로 공동육아조합원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관계를 이뤄나갔다. 현재는 생협 회원이 350여 가구에 이르고 다양한 지역 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마포지역공동체에서는 지역 어린이들과 어른들의 문화 공간인 '우리마을 꿈터', 반찬을 함께 나눠 먹는 '동네부엌', 조합형 카센터 '우리 동네 차병원'등 주민들의 소망이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

마포지역 주민들의 끈끈한 지역공동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사업은 '성미산 살리기'다. 지금까지 2년 가까이 계속된 싸움으로 지칠 만도 하지만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열성적이고 끈질긴 참여가 최근 성미산 배수지 공사를 잠정 중단한다는 결과로 이끌기도 했다.

이같은 지역생활공동체 10년의 역사가 마포를 '우리 마을'로 말할 수 있게 했고, 제도교육과 공동육아 방과후활동이라는 교육의 불연속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싹터 대안초·중등학교를 고민케 했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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