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생 김지영⑤] ‘지훈이’들이 생각하는 젠더 이슈
[92년생 김지영⑤] ‘지훈이’들이 생각하는 젠더 이슈
  • 이하나, 진혜민, 김서현, 전성운 기자
  • 승인 2021.01.06 10:24
  • 수정 2021-01-06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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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페미니즘·여성할당제·미러링 "이렇게 생각한다"

여성신문이 2021년 신년 기획 <92년생 김지영>을 통해 이 시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싣습니다. 82년생, 92년생, 00년생 여성의 이야기를 들으며 ‘젠더갈등’이라는 이름 아래 그동안 ‘한국형 백래시’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가 노력해야 할 방안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 백래시(Backlash)는 어떠한 아이디어, 행동 또는 물체에 대한 강한 반발을 뜻하는 단어로, 성평등 및 젠더 운동 등의 흐름에 반대하는 운동 및 세력을 ‘백래시’라 부른다.

여성신문 기획기사 '92년생 김지영'은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92kim.womennews.co.kr/

성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평등과 백래시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우리 세대 지영이들은 우울을 삼키고 불안을 누르며 2020년을 살고 있다. 지영이의 불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한국사회에서 젠더 갈등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실효 없는 대안에 피로가 누적되면서 양극화와 사회 불안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젠 젠더 이슈를 단순히 남녀 갈등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다층적으로 듣고 성평등 사회를 위한 담론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신문사는 이에 지영이 건너편에 있는 지훈이들의 이야기에서 ‘한국형 백래시’의 실태를 알아봤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남성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 남성 대학생은 62%였다. 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새로운 세대의 의식과 태도 - 2030세대 젠더 및 사회의식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들은 남성 차별 사례로 △여성할당제 △지하철·주차장 등 여성 전용 공간 같은 정책적·문화적 역차별 △군 복무 문제 등을 꼽았다.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MBC신사옥 앞에서 한국여성노동자회가 '대전 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위'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MBC신사옥 앞 한국여성노동자회 '대전 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위' 기자회견 ⓒ홍수형 기자

 

이에 ‘92년생 지훈이’들의 구체적인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3명의 2030세대 남성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훈이 A(29세) : 공대 출신으로 남초 직장에서 근무 중

지훈이 B(31세) : 세 살 위 누나가 있고 남중·남고를 나와 올해 초 은행에서 인턴을 시작

지훈이 C(28세) : 가족들과 함께 거주 중이며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

 

제시어 : 페미니즘

A : 남성과 여성의 지위를 맞추는 것.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오용되는 것 같다. 잘못된 사용으로 인해서 이미지가 깎인다. 페미니즘은 남성 우월주의를 남녀평등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남녀 모두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B : 좀 더 열려있고 이성적인 페미니즘. 페미니즘에서 남자들을 배제하고 가는 것이 안타깝다. 남자 유명인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거나 시위에서 생물학적 여성으로 (참여자를) 국한하는 것처럼 ‘당신의 페미니즘은 올바른 페미니즘이 아니야’라고 말하지 않나. 오히려 (페미니즘을) 후퇴시키는 일 아닌가.

C :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는데 좀 너무 급진적이고 과격하다. 너무 심한 것 같다. 누나랑 이야기를 해보면 ‘대한민국 판사들을 싹 여자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누나는 지금까지 남성 판사가 많아서 판결이 안 좋았다고 말한다.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지배받아 봐야 한다고도 한다. 나는 이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잘못된 걸 남자들도 당해 보라는 느낌이라서. 화장하지 말자는 것도 개인의 선택인데 그걸 왜 강요하는지 억눌렸던 게 너무 많아서 급진적이고 과격하다.

 

KBS ‘시사기획 창’은 16일 모병제와 징병제에 대해 다루며 이에 앞서 병역제도에 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61.5%의 사람들이 모병제 도입을 찬성했고 반대는 35.4%로 나타났다.&nbsp;&nbsp;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제시어 : 여성 징병제

A : 사람이 부족하다고 해서 굳이 여성을 징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력이 없으면 보병 줄이고 기계를 투입하는 등 대안책은 다 있다. 군대 내에서 남성끼리 대립하는 것처럼 아마 여성들이 군대를 간다면 그 안에서 대립하는 것은 똑같을 것. (이는) 성별의 문제가 아니고 바뀌지 않는 군대 문화, 변하지 않는 군대 문화가 문제.

B : 여자가 출산 문제 때문에 20~30대 후반 사이에 너무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것에 시달리는 이때가 군대에 맘먹는 시기 같다. 그래서 ‘(여성을) 굳이 군대까지 보내야 하나’ 싶다.

C : 신체적 조건 때문에 솔직히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자들도 못 따라오는 사람들 많다. 여성들 중에서는 1%의 확률로 갈 수 있으려나 싶다. 특히 여성들은 군대 특유의 꼰대 문화라든가 수직 문화를 적응하지 못할 것. 전시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대에서 군기는 기본. 그래서 폭력도 따르는 것. 남성들 중에서도 특출 난 사람들이 가야 하는 곳.

 

제시어 : 여성할당제

A : 물론 일 잘하시는 분들이 들어오면 30% 잘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능력만 보면서 굳이 여성 할당을 할 필요가 있나 싶다. 일만 잘하면 성별 상관없이 고용하면 된다. 다만 차별로 인한 임시적 여성할당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B : 여성할당제처럼 여성이라서 가산점을 받고 국회의원이나 임원에 여성 비율을 무조건적으로 몇 % 더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치에 맞지 않는다. 사회 전반에 있어서 실제로 여성들이 불리한 것이 많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있기 때문에 나온 제도. 말이 되지 않는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극약처방인 것 같기도 하다.

 

ⓒPixabay
ⓒPixabay

 

제시어 : 미러링

A : 미러링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남충’이라는 단어를 보면 오히려 여성우월주의적인 것 같다. ‘가성비충’ 등 이러한 단어들은 애초에 서로를 비하하는 것.

B :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며 페미니즘을 알렸다고 생각한다. 다만 부작용이 있다. 페미니즘 초기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 수 있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이상한 논리를 정착시켰다. 자신이 성희롱당하면 똑같은 단어를 쓰면서 욕하고 게시글 올린다. 똑같이 나쁜 짓 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게 좋은 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C : 남성들의 업보다. 남성 차별적인 언어인데 업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도 차별했으니까. 당연히 그런 식으로 오랫동안 안 좋은 의미의 말들을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등장한 말 같다.

 

* 인터랙티브 연결 : https://92kim.womennews.co.k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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