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환경적응 뛰어나
분분한 여러 추측들 중에 남녀 심리구조의 차이를 근거로 한 설명이 설득력을 가진다. 낯선 상황과 변화에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반면 남성은 기존의 상황에서 누리던 편안함을 포기하는 것을 여성보다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독일에서는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딸보다 아들이 평균 3, 4년 더 길게 걸린다. 집에서 어머니의 보살핌을 아들들은 좀 더 오래 누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윤택한 곳에서 좀 더 잘 버는 배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은연중에 더 많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산권의 붕괴 이후 몰려오는 동유럽인들에 대한 홀대 정도는 아니지만 구 동·서독 국민 사이의 위화감이 아직 존재하는 상태에서 서독의 인구 집중 현상은 원인과 상관없이 여러 면에서 그다지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여성의 이주는 장기적인 인구변화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우려를 낳는다. 이 인구이동 집계결과를 보고한 신문에서는 과거 독일 산업화 당시 농촌 여성 인구의 도시 이주를 상기시키면서 앞으로의 구 동독지역의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공동화를 예견했다.
함수옥 독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