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환경적응 뛰어나

최근 발표된 독일의 한 인구조사 집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01년 사이에 구 동독의 약 600만명이 서독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특이한 사항은 이들 중 3분의 2인 400만명 이상의 이주민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더 나은 교육, 혹은 직업의 기회를 찾아서 이주했다는 것은 남녀 공통의 대답으로, 동기 부분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동독에 남성 인구가 훨씬 많았다거나 지금 서독 지역에 특별히 여성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큰 것은 아니므로 객관적 조건들의 분석만으로는 전문가들도 이동인구 성 비율 불균형의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분분한 여러 추측들 중에 남녀 심리구조의 차이를 근거로 한 설명이 설득력을 가진다. 낯선 상황과 변화에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반면 남성은 기존의 상황에서 누리던 편안함을 포기하는 것을 여성보다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독일에서는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딸보다 아들이 평균 3, 4년 더 길게 걸린다. 집에서 어머니의 보살핌을 아들들은 좀 더 오래 누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윤택한 곳에서 좀 더 잘 버는 배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은연중에 더 많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산권의 붕괴 이후 몰려오는 동유럽인들에 대한 홀대 정도는 아니지만 구 동·서독 국민 사이의 위화감이 아직 존재하는 상태에서 서독의 인구 집중 현상은 원인과 상관없이 여러 면에서 그다지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여성의 이주는 장기적인 인구변화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우려를 낳는다. 이 인구이동 집계결과를 보고한 신문에서는 과거 독일 산업화 당시 농촌 여성 인구의 도시 이주를 상기시키면서 앞으로의 구 동독지역의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공동화를 예견했다.

함수옥 독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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