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올해의 히포시 리더’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창업과 경영에 임하는 자세가 경쟁력의 원천”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이 제23회 상호 존중하는 좋은 경영 대상 ‘올해의 히포시 (HeForShe) 리더’에 선정됐다.

‘올해의 히포시 리더’란 양성평등 확산에 앞장서고 양성평등을 지지하는 남성 리더를 선정해 주는 상이다.

이 부회장은 남성으로는 드물게 여성 경제 정책·사업에 헌신하며 여성 창업, 기업경영 지원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 여성기업지원 담당과장으로 일한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2년간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일하며 광주·전남 지역 여성벤처협회를 설립하고 광주·전남·제주 지역 여성 기업을 지원했다. 2018년부터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이자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장, 여성경제연구소장을 맡아 조직 내 여성고용률을 67%로 높였고, 여성기업 관련 예산을 2019년 74억원에서 99억원으로 늘리는 데 기여했다.

이 부회장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이 경제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여성 창업과 여성 기업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기업이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습과 네트워킹 기회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으로는 드물게 여성 경제 정책·사업에 참여하셨습니다. 여성 경제인 지원에 적극 나선 계기는 무엇이었는지요.

“남성이든 여성이든 서로 잠재력과 역량을 발휘하고 일깨워주는데 구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이 대학진학률이나 사회진출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이 있었지만 경제활동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보다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남성의 역할은 한계에 봉착했으므로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공직에 있을 때부터 여성 창업이나 기업활동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딸을 둔 아빠로서 남녀가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나아가 여성의 역할을 높여 사회 전체의 균형 발전과 부가가치를 창출해 진정한 선진국에 진입하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그동안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셨나요.

“개인적으로 이룬 성과라기보다는 정부나 협회, 주변과 협업 덕분에 이룬 성과입니다. 무엇보다 여성창업 활성화가 매우 중요한 시기였기에 여성창업경진대회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400여개 수준의 참가팀이 2년 만에 1300여개로 늘어나 국내 최고의 스타트업 행사로 성장했습니다. 가정 생계를 짊어진 여성가장의 창업을 위해 관련 예산을 확대한 것도 보람이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할 과제라는 점을 정부나 국회에 알린 점도 또 다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여성경제연구소를 새로 만들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조사통계와 연구기반을 마련한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성 경제인들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지만 특히 여성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소상공인이나 서비스업분야에서 어려움이 큽니다. 여성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과도한 외부차입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금난과 마케팅의 어려움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협회와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전문상담인력으로 구성된 데스크(Desk)를 통한 상담과 애로해결, 금융기관과의 협약을 통한 대출우대, 공공조달시장진출확대와 비대면바이어상담회를 통한 수출지원, 그리고 내수시장진출을 위한 홈쇼핑지원 등 매출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성 기업의 업력별 비율을 보면 5년 미만이 55.7%, 5년 이상~10년 미만이 20%로 업력이 긴 기업의 비중이 적고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장수기업이 나오려면 어떤 지원정책이 필요할까요.

“최근 여성창업의 증가율이 남성의 증가율을 앞서고 있습니다. 업력이 짧은 여성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생각하면 5년 이상의 생존율이 낮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여성의 5년 생존율이 남성보다 낮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속적인 혁신과 재투자,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개발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기업가들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반면 중장기적인 생존전략과 자원 확충 면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에게 자금이나 인력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습과 네트워킹 기회가 확대돼야 합니다.”

-여성들이 기업 활동을 하는데 장점은 무엇인가요.

“통계적으로도 여성기업이 보다 안정적이고 탄탄하게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섬세하고 사람관계를 중시하므로 가족경영이나 직장분위기를 부드럽게 끌고 나가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비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경험을 살려 이를 생산자로서 제품개발이나 개선, 시장의 요구파악에 활용하면 커다란 강점이 될 것입니다. 보다 부드럽고 원만한 고객관리나 사후서비스도 강점입니다. 요즘 젊은 여성창업자들은 남성과 동등한 조건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창업과 경영에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창의력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창업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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