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귀를 열고 길을 열다 - 따뜻한 행정가, 조은희』 (조은희 지음, 비타베아타 펴냄)
행정가 조은희의 기록이자
내년 4월 서울시장 출사표

『귀를 열고 길을 열다 - 따뜻한 행정가, 조은희』 (조은희 지음/ 비타베아타 펴냄)
『귀를 열고 길을 열다 - 따뜻한 행정가, 조은희』 (조은희 지음, 비타베아타 펴냄)

 

횡단보도와 교통섬 곳곳에 직경 2m의 대형 그늘막이 자리 잡고 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지자체가 마련한 작은 쉼터다. ‘도심의 오아시스’라는 찬사를 받은 이 대형 그늘막의 원조는 서초구 ‘서리풀 원두막’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2017년 내놓은 작품이다. 그늘막에 대한 시민 호응이 뜨거워지자 서울시는 ‘그늘막 쉼터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고 이어 행정안전부는 ‘폭염 대비 그늘막 설치·관리 지침’을 만들었다.

조 구청장은 최근 펴낸 책 『귀를 열고 길을 열다 - 따뜻한 행정가, 조은희』에서 서초구 정책인 서리풀 그늘막과 1인가구지원센터, 어르신 AI교육이 전국에서 벤치마킹되는 까닭은 서초구가 “귀를 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들은 덕분에 생활 체감형 정책을 만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책은 ‘행정가 조은희’의 정책보고서이자 서울시장 ‘출사표’로 읽힌다. 신문기자를 거쳐 김대중정부 청와대에서 행사기획비서관·문화관광비서관을 지낸 조 구청장은 서울시 최초 여성 정무부시장으로 일하고 2014년 서초구청장에 당선된 뒤 2018년 연임에 성공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한 야당 구청장이다. 그는 최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책은 조 구청장이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서초구청장을 지내며 일군 정책성과와 서울시 정책 비전을 상세히 담았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그가 제시하는 정책 구상이 눈에 띈다. 조 구청장은 책에서 “서울은 굼뜬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꽁꽁 얼어붙었다”고 평가했다. 각종 규제와 철 지난 정치 이념이 도시 발전을 옥죈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오로지 집값만 잡겠다는 생각에 앞뒤 안 재고 빈 땅만 있으면 무조건 아파트를 짓겠다고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비판했다.

조 구청장은 서울을 ‘살고 싶은 메가시티’, ‘사업하기 좋은 스마트 시티’로 바꿔나가려면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쇄빙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로 ‘다핵 도시와 서울 U-그린플랜’을 제안했다.

다핵 도시는 서울 25개 자치구가 각각 하나의 도시라는 개념이며, 이 25개 도시를 교육, 문화, 교통 등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해 서울시 전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자는 구체적 실현 방안이 ‘서울 U-그린플랜’이다.

조 구청장은 자신을 얼음 바다를 뚫는 ‘쇄빙선’에 비유하며 “서초에서 시작한 변화는 서울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처음 두 개의 시범 사업으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도심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을 꼽았다.

조 구청장이 제시하는 새로운 정책 구상은 과연 서울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서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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