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시대 견딜 위로와 힘 돼준
대중문화 속 여성들

2020년은 모두에게 혹독한 한 해였습니다. 문화예술 분야도 많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힘을 북돋워 준 여성 인물은 올해도 많았죠. 가상의 캐릭터와 실존 인물을 막론하고, 올해를 보내며 기억해야 할 대중문화계 여성 20명을 (문화부 기자들의 사심을 담아) 꼽아봤습니다. 

 

[ 음악 ]

걸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 세계 최고 걸그룹 반열에 오른 여성 4인

한국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전체 1위를 자랑하는 걸그룹이자 세계적인 패션지 ‘엘르(Elle)’ 표지를 장식한 ‘K팝 앰버서더’ 블랙핑크. 올해 발표된 신곡 ‘아이스크림(Ice Cream)’은 빌보드 핫100 차트 13위를 기록하며 K팝 걸그룹 역대 최고 순위에 올랐고, 올해 여성 아티스트가 발매한 앨범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 1위를 기록했다(참고로 작년 1위는 빌리 아일리시, 재작년 1위는 레이디 가가였다). 이 4인조 걸그룹이 내년에는 또 어떤 돌풍을 몰고 올지 기대된다.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JMG(더블엑스엔터테인먼트)

안예은 : 독보적인 음색의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은 개성 있고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만의 노래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다. 2015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5에 출연해 심사위원 박진영과 양현석의 혹평을 받았으나, 유희열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결국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데뷔곡 ‘홍연’은 동양풍의 멜로디에 붉은 실로 상징되는 인연과 운명을 담은 곡으로 MBC드라마 ‘역적’의 OST로도 사랑받았다. 지난 3월 발매된 3집 ‘ㅇㅇㅇ(이응이응이응)’은 한국 최대 인디 음악 배급사인 미러볼뮤직의 케이 인디 차트(K-INDIE CHART)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서정적인 ‘귀호강’이 필요할 땐 안예은을 듣자. 

 

가수 보아 ⓒSM엔터테인먼트

보아 : 데뷔 20주년에 빛나는 ‘아시아의 별’

무수한 여성 음악가들에게 ‘선배님’이라 불리는 보아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20주년 기념 앨범 ‘베터(BETTER)’는 순식간에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아의 별’의 귀환을 알렸다. 14세에 데뷔해 일본 등 아시아 음악 시장에서 분투하며 정상에 오른 보아는 여전히 파워풀한 댄스와 근사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얼마 전 보아는 과거의 자신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보아야, 고마워.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독하게 잘해 나가고 꿋꿋하게 살아남았을까.” 

 

[ 영화 ]

셀린 시아마 감독 ⓒ블루라벨픽처스

셀린 시아마 : 올해 극장가 열풍 일으킨 여성감독

올해 국내 극장가에 ‘셀린 신드롬’을 일으킨 프랑스 각본가이자 영화감독, 셀린 시아마도 빼놓을 수 없다. 시아마 감독은 지난 1월 국내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많은 관객에게 알려졌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담은 이 영화는 제72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 등 세계적인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작 ‘워터 릴리스(2007)’, ‘톰보이(2011)’, ‘걸후드(2014)’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젊은 여성들의 정체성과 관계에 주목해왔다. 네 작품 모두 올해 국내 개봉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고아성, 이솜, 박혜수 : 최고의 ‘케미’를 보여준 여성 3인방

지난 10월 개봉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삼진그룹의 말단 사원 3인방을 맡은 세 배우는 굉장한 ‘케미(궁합)’를 보여줬다. 토익 600점을 넘기면 대리가 될 수 있다는 말에 토익반에서 영어를 열심히 배우던 세 직원은 어느 날 회사의 엄청난 비리를 알게 되고, 이를 간과할 수 없어 팔 걷고 나서게 된다. 머리를 맞대고 재치 있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가 눈부시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컷 ⓒ찬란

이찬실 : 당신을 웃고 울리는 이 여성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주인공인 ‘찬실’은 일자리를 잃은 뒤 망연자실하지만,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다시 한 발자국씩 내딛게 된다. 한국극예술학회 ‘올해의 작품상’ 수상작이다. 김초희 감독은 제7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각본상을 받았다. 담담하고 씩씩한 ‘찬실’을 연기한 강말금 배우는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여자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마음의 중심을 잡고 싶은 독자들께 이 영화를 권한다. 

 

영화 ‘작은 아씨들’ 스틸컷 ⓒ소니픽처스

‘작은 아씨들’ : 반갑고 감동적인 네 자매의 인생

1860년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소설 『작은 아씨들』을 밀레니얼 세대 여성 배우이자 감독 그레타 거윅이 리메이크했다.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티모시 샬라메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에 올랐다. 영화의 중심축은 둘째 ‘조’ 역할의 배우 시얼샤 로넌이다. 성차별적 시대에도 꿋꿋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추구하고 글을 쓰고자 하는 ‘조’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자부심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전미비평가협회상 감독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30개 수상, 154개 노미네이트된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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