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출판계가 주목한 책들 중, ‘여성’ 관련 도서 10권을 갈무리했다.
2020년 출판계가 주목한 책들 중, ‘여성’ 관련 도서 10권을 갈무리했다.

바야흐로 ‘올해의 책’ 시즌이다. 주요 인터넷서점(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독자들이 직접 뽑은 책과 작가, 서점인, 출판인, 기자, MD 등 다양한 주체가 꼽은 책들 중, ‘여성’을 키워드로 ‘올해의 책’ 10권을 갈무리했다. 대상은 2020년 출간된 도서로 한정했다.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봄알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피해 생존자 김지은 씨의 기록이다. 2년 전 최초 고발 이후로 554일 간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거대 권력과 무수한 말들에 맞서 김씨가 차곡차곡 쌓은 시간을 보여준다. 알라딘 독자 투표로 올해의 책 1위에 꼽혔다. 이지은 창비 편집자, 나희영 우먼카인드 편집장, 최세희 번역가가 꼽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다.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문학동네)

교보문고 추천 올해의 책 2위에 꼽힌 작품이자, 알라딘 올해의 책 3위, 예스24 올해의 책 8위 등 주요 인터넷서점에서 전부 순위권에 오른 정세랑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심시선’이라는 한 여성을 중심으로 대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한국 여성들의 현대사를 기억하는 일에 관한 통찰을 담았다.

 

ⓒ창비

황정은 『연년세세』 (창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에 오른 황정은 작가의 신작 연작 소설집이다. ‘이순일’이라는 노년 여성과 그의 딸들 ‘한세진’과 ‘한영진’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일대기가 담담하게 그려진다. 작가는 이 주제를 오랫동안 품어왔다고 밝힌 적 있다. 모녀의 이야기와 농밀한 개인사를 통해 지금 여기의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이봄)

제19회 언론인권상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추적단 불꽃의 ‘N번방’ 사건 취재기이자 연대의 기록이다. 교보문고 올해의 책 9위, 김윤주 월간 채널예스 기자가 꼽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다. 추적단 불꽃 멤버인 ‘불’과 ‘단’의 일상 이야기, ‘N번방’ 사건을 최초로 취재하고 보도하기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피해자들과의 연대, 그리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그린다.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

교보문고 올해의 책 3위에 오른 책이자, 조선영 예스24 MD, 박연준 시인이 꼽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다. 타라 웨스트오버는 2019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꼽힌 역사학자이자 작가이다. 이 책은 그의 첫 저술이자 회고록으로, 유년 시절부터 박사 학위를 얻기까지 배움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시간이 담겼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96주간 올랐고, 54개국에서 판매된 화제작이기도 하다. 

 

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팩토리나인)

알라딘 올해의 책 7위, 서점인이 꼽은 올해의 책 청소년 분야 1위이자 예스24 올해의 책 7위에 오른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이다. 지난 7월 출간 후 반년 간 알라딘 베스트셀러 5위권 안팎에 머무는 기록을 세웠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이라는 설정을 토대로,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출간 전 텀블벅 펀딩 1812%를 달성하는 등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강화길 『화이트 호스』 (문학동네)

2020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음복』이 수록된 강화길 작가의 소설집이다. 박상영 소설가, 박형욱 예스24 MD가 꼽은 올해의 책이기도 하다. 수상하고 두려운 기척을 남들보다 빠르게 알아채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스릴러적 요소를 배가해 가부장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한 성차별적 구조를 기민하게 드러내는 작품들이 수록됐다.

 

권윤덕 『나의 작은 화판』 (돌베개)

창작 그림책 1세대 대표 작가이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한국 최초 후보(2016, 2017), 제1회 한국출판문화상, 여성문화인상-청강문화상 등을 수상한 권윤덕 작가의 에세이다. 1995년부터 25년간 그림책과 함께 살아온 작가의 지난 시간을 담담하게 담은 기록이다. 서점인이 꼽은 올해의 책 ‘비소설’ 1위에 올랐다.

 

서이레(글), 나몬(그림) 『정년이』 (문학동네)

2020년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 수상작이자 양찬 예스24 MD가 꼽은 올해의 책이다. 1950년대 한국의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웹툰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성차별적인 당대 사회상, 재능 있는 여성 예술인들의 도전과 관계를 그린 감동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소연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걷는사람)

알라딘 독자가 선정한 2020년 ‘한국 문학의 얼굴들’에 정세랑 작가와 함께 꼽힌 이소연 시인의 첫 시집이다. 상처받은 이의 언어를 기록하면서도 무수한 폭력의 기억을 피하지 않고 발화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담았다. 독자 투표에서 2030 젊은 여성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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