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2020년은 코로나19에 잠식당했다.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에 모두 우왕좌왕할 때, 한국의 초기 대응은 과거와 달리 신속하고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17일 만에 대량 진단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사 출신이자 첫 여성 본부장인 정은경 본부장이 브리핑을 맡았다. 그가 보여준 솔직하고 침착한 태도, 요점 위주의 말하기, 정제된 표현과 어조는 국민의 불안을 달랬다.

국민과 의료진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99일째인 4월 27일 소회를 묻는 기자에게 답변)

비난과 차별은 방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등으로 성소수자 혐오가 치솟던 5월 13일 브리핑 중)

겸손하면서도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정 본부장의 말엔 언제나 힘이 실렸다. 영국 BBC는 11월 ‘올해의 여성 100인’에 정 청장을 선정하며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바이러스 사냥꾼”이라고 극찬했다.

감염병 대응에 헌신한 의료 종사자들도 새로운 리더십의 모델이 됐다. 갑갑한 방호복과 마스크 차림으로 병상을 누비는 간호사들, 더위와 추위에도 선별진료소를 지키는 검사 요원들의 모습은 겸손과 헌신, 배려와 이타심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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