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일자리 줄고 돌봄노동 가중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휴업과 폐업이 속출하면서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산취업지원센타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코로나19 여파로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산취업지원센터에서 한 여성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는 여성에게 더 가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일자리 대다수는 ‘여성 일자리’였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11월 여성 실업자는 4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8%(9만6000명) 증가했다. 지난 2014년 7월(29.4%) 이래 최대치다. 같은 기간 남성 실업자(54만명)는 1.0%(6000명) 증가했다. 사라진 일자리는 주로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업종으로 전형적인 여성 집중 업종이다.

여성들은 ‘독박 돌봄’에 허덕이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공적 돌봄 시스템이 멈추자 가사와 돌봄 부담은 여성에게 집중됐다. 한국노동연구원 ‘노동 리뷰’ 11월호에 실린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업주부의 자녀 돌봄 시간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 평균 9시간6분이었으나 이후에는 12시간38분으로 3시간32분 증가했다. 맞벌이 부부의 여성도 돌봄 시간이 하루 평균 5시간3분에서 6시간47분으로 1시간 44분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도 늘어났다는 보고도 나왔다. 유엔 여성(UN Women)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대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또한 팬데믹(대유행) 상황”이라며 “국제적인 대응과 실행 가능한 규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여성 마리아 홀츠버그 인도주의 및 재난위험 특보는 “위기는 성차별을 심화시킨다”고 경조했다. 세계은행, 유엔개발계획(UNDP) 등 국제기구도 각국 정부에 “코로나19 피해 구제계획을 세울 때 여성 지원책을 넣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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