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모와 작업복을 착용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월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류호정 의원실
안전모와 작업복을 착용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월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류호정 의원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뽑힌 57명의 여성의원 중 73.6%가 초선 의원이다. 올해 여성 초선의원들은 국회 내에서 밀려나는 여성·소수자 의제를 이끌었다.

초대 제헌국회에 임영신, 2대 때 임영신‧박순천, 3~5대의 박순천 등 여성의원은 한두 명에 그쳤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39명으로 여성의원이 급증한 이후 18대 41명, 19대 47명, 20대 51명으로 더디지만 조금씩 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여성당선자 57명 가운데 28명의 비례대표의원들은 모두 초선의원이다. 지역구 당선자 29명 가운데 초선의원은 14명으로 전체의 48.2%이다. 전체 57명 여성의원가운데 73.6%가 초선의원인 셈이다.

여성정치세력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여성 초선의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지난 10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여성참여’ 세미나에서 김민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결국 21대 국회에서 여성정치세력화는 이들 73.6%의 초선의원들이 얼마나 의정활동에서 소외되거나 주변화 되지않고 적극적으로 의정활동하며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 ⓒ홍수형 기자
21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고 있는 김상희 국회부의장. 73년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 부의장이다. ⓒ홍수형 기자

 

특히 류호정·용혜인·장혜영·윤희숙 의원의 활약은 돋보였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평범한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 등원했다 ‘국회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 ‘오빠라고 불러보라’ 등 여성 혐오적 비난을 받아야 했다. 원피스는 20대 여성에게는 평범한 출근복장이지만 ‘50대 남성’의 얼굴을 한 국회에서는 낯선 차림이었다. 21대 국회의원 300명의 평균 나이 54.9살, 81%는 남성이다. 류 의원의 원피스 출근은 민의의 정당이라는 국회에 더 많은 다양성과 개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류 의원은 ‘비동의 강간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형법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 간부가 언론사 기자 출입증으로 국회 의원회관을 드나든 사실을 폭로하는 등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 6월 8번째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했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참여정부 때 법무부가 정부 입법으로 처음 발의한 뒤 13년 동안 7번의 발의와 폐기를 반복했다. 

21대 국회에서는 헌정 73년만에 첫 여성 국회 부의장도 탄생했다. 4선의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를 최초의 국회 여성 부의장 후보로 결정한 민주당은 73년 헌정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며 “제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시대적 요구와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응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드럽지만 과감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혁신하는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다”며 “과거 의전에 치중한 국회부의장의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여야의 소통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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