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물에 대하여

 

2019년 아이슬란드 출간 이후 27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며 세계적인 화제가 된 기후 변화 논픽션이다. 동시대 아이슬란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은 현재 지구가 당면한 가장 긴급한 문제인 기후 변화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번역하기로 했다. 과학자들의 현실적인 문제의식을 논픽션으로 담아내기 위한 10년 동안 과학자들과의 인터뷰,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 등을 진행했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의적인 내용 위에 아름다운 서사적 언어가 더해지면서 이 책은 기후 위기에 대한 더없이 아름답고도 호소력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아이슬란드는 빙하의 나라이자,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급격히 줄어든 빙하 앞에서 2019년 8월 ‘빙하 장례식’이 열리는 등 기후 위기를 시시각각 감각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직도 기후변화가 멀거나 낯설게 여겨진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복합적인 영향에 관해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그 주제를 강렬하게 체험하게끔 쓰였기 때문이다. 북유럽 신화, 인도 신화, 달라이 라마와 히말라야 산맥 이야기, 죽은 빙하 이야기 등 이 책에는 다양한 풍경들이, 무엇보다 시간과 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노승영 옮김/북하우스/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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