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미래 세대는 여성 서울 시장을 원한다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미래 세대는 여성 서울 시장을 원한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20.12.12 09:43
  • 수정 2021-01-05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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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28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남로에서 리얼돌 허용 규탄 시위가 열렸다.
지난해 9월2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리얼돌 수입 허용 판결 규탄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청년여성들은 성착취, 성차별 문화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며 정치 주체로 떠올랐다.  ©여성신문

 

통상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국민 개개인은 선거를 통해 자신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피력하고,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이 던진 표에 의해 선거 결과가 좌우된다면 유권자의 투표 효능감은 크게 높아 질 것이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여성 후보론’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태도와 의견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유권자 선택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여성신문·리얼미터(12월 8~9일)가 출마가 예상되는 여성 정치인으로 한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조사 결과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이 발견되었다.

18~29세 여성 65.6% “여성 시장 적합”

첫째, 미래 세대는 여성 서울 시장을 강력하게 원한다.

서울시민 38.4%가 차기 서울시장에 여성이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여성이 (43.7%)이 남성(32.7%)보다 더 많이 공감했다. 여성 2명중 1명 정도가  ‘여성 시장 후보가 적합하다’고 한 것은 그만큼 변화와 새로움을 원하는 욕구가 크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18~29세 젊은 여성층에서는 ‘여성 서울시장 적절성‘에 무려 65.6%가 ‘공감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깊이 성찰해야 할 발견이다.

일단 1995년 지방선거 시작 이후 25년 동안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변화와 개혁은 여성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둘째, 정치 신인에 대한 벽이 여전히 높다.

여성 정치인 중 서울시장으로 가장 적합한 후보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위(27.9%),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위(27.7%)를 차지했다. 다만,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큰 차이로 3위(9.8%)를 차지했다. 조 구청장이 비록 정치 신인이지만 5선의 여당 당 대표 출신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8.3%), 3선 출신의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3.6%), 재선 출신의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1.8%)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행정 일꾼을 뽑는다는 인식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도 함축하고 있다.

‘투사’ 이미지 여성 정치인 거부감 강해 

셋째, 우리 사회에 여성 후보보다는 남성 후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

민주당 후보 중 가장 적합한 후보를 묻는 질문에 ‘없다’는 응답이 39.1%로 높게 나왔다. 범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그 비율이 29.8%에 달했다. 유권자 10명 중 3~4명 정도가 여성 적합 후보가 ‘없다’고 한 것은 기존 여성 후보들에 대한 거부보다는 남성 후보를 선호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넷째, ‘투사 이미지’ 여성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가장 호감가지 않는 인물로는 추미애 장관(45.5%)이 가장 많이 꼽혔고, 나경원 전 의원(38.4%)이 뒤를 이었다.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 총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투사’ 이미지로 비춰지며 비호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나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해 벌인 대여 강경 투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행정 업무에 전념하면서 투쟁 노출이 적은 박영선 장관과 조은희 구청장의 비호감 비율은 각각 3.1%와 2.8%로 매우 낮았다. 이들 두 후보는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여성 정치인 중 가장 호감 가는 인물로 나 전 의원(24.7%)이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후보의 능력과 자질보다는 진영의 논리에 따라 호감과 비호감이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번 여론 조사 결과가 던지는 정치적 함의는 여성 유권자는 여성 서울 시장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평등 사회가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또 다시 입증된 것이다. 더불어 여야 정당들이 어떤 기준과 원칙에 맞춰 서울 시장 후보를 선정해야 하는 지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여성이 미래이고 희망이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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