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낙태죄 개정’ 공청회 개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개정과 관련해 여야 추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개정과 관련해 여야 추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윤호중)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낙태죄 개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국회법’ 제58조제6항에 따라 제정법률안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이를 위원회의 심사에 활용하기 위해 열렸다. 공청회 내용은 권인숙 의원ㆍ이은주 의원ㆍ조해진 의원ㆍ박주민 의원ㆍ서정숙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하고 정부가 제출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관련 내용이었다. 

공청회 진술인은 여ㆍ야 합의로 8명으로 정해졌다. 정현미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이흥락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이필량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연취현 변호사,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음선필 홍익대학교 교수, 김혜령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최안나 낙태법특별위원회 간사 등 8명이 참석했다. ‘낙태죄 개정’관련 여러 의견을 개진하였고, 이후 진술인과 법사위 위원들 간 질의답변이 이뤄졌다.

정현미 원장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 보호의 실제적 조화를 위하여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되 허용범위를 현행보다 다소 확대하는 것이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에 한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부합한다”는 의견 냈다. 

이흥락 변호사는 “생명은 존귀하므로 태아의 생명권의 중요성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비교할 경우에도 인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발의된 정부안은 법률 명확성 원칙에 반하고 또한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말했다. 

이필량 이사장은 “‘살릴 수 있는 태아는 살려야 한다’는 입장에서 시기별․사유별로 낙태를 허용하여야 하는데, 임신 10주 이내에는 임신한 여성이 제한 없이 낙태를 할 수 있고,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는 임신 22주 미만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했다. 

연취현 변호사는 “낙태죄의 보호법익은 태아의 생명권이고 다수의 국가에서 낙태가 여전히 금지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낙태죄는 계속 처벌하되 여성 본인보다는 가담자 처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혜 부연구위원은 “낙태죄는 임신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처벌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로서, 이와 같이 낙태를 죄로 규정하였다고 실제 낙태를 줄이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으며, 임신중단은 온전한 의료행위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선필 교수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생명권’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여성의 생명권을 우선할 수밖에 없으나,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유에 따라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어느 정도 보호할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령 교수는 “낙태죄 폐지는 태아의 생명권을 무시하고자 하는 결정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한 보장을 통해 여성 스스로 주체적이고 윤리적인 모성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안나 간사는 “법과 괴리된 낙태 현실이 문제로서 여성의 낙태권은 보호되어야 하므로 자기낙태죄는 처벌하지 않아야 하나, 부동의낙태, 낙태치사상 및 무자격자에 의한 낙태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태죄의 개정과 관련된 ‘형법 개정안’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들을 바탕으로 향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한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등의 여성단체는 ‘낙태죄’ 관련해 전면폐지, 임신중지 권리 명시, 재생산건강과 의료접근권 국가 책임 명시 등의 내용을 법안 의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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