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포천 중문의대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수

당뇨병이라 하면 으레 연세가 지긋한 중년여성에게 동반되는 만성병을 연상하기 쉬운데 실상 임신과도 합병될 수 있다.

임신과 합병되는 당뇨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임신 전에 당뇨병을 앓았던 경우와 임신이 된 후 당뇨병이 생긴 것을 발견하는 임신성 당뇨병의 경우이다. 어떤 경우건 산모 및 태아가 당뇨병의 영향을 받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당뇨병이 전에 있었거나 당뇨병이 있는지 몰랐던 임신의 경우 그로 인해 태아의 선천성 기형, 갑작스런 태아 사망, 거대아 등이 유발되고 산모에게는 임신으로 인한 당뇨병의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일 때도 태아 및 신생아, 그리고 모체의 이환율(이상을 초래하는 빈도)이 높아 임신중에는 당뇨병을 조기발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성 당뇨병의 빈도는 우리나라도 외국과 비슷한 3∼4%로 추정된다. 임신성 당뇨병은 태아와 임산부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출산 이후 15년이 지나면 당뇨병 발현의 확률이 50% 이상에 달한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발견해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중년의 당뇨병 발현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성 당뇨병은 경구 당부하검사로 진단한다. 임신성 당뇨병의 가능성이 많은 임산부의 경우는 최초로 산전관리를 받으러 갔을 때, 그렇지 않은 임산부의 경우는 임신 24∼28주 정도에 50gm 경구 당부하검사를 하고 여기서 당뇨병이 의심되면 100gm 경구 당부하검사를 시행해 임신성 당뇨병인지 확정적으로 진단한다. 가족 중에 당뇨병이 있거나 이전에 거대아를 낳았던 임산부, 사산력, 임신중독증과 합병됐던 병력이 있으면 임신성 당뇨병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산전관리시 당뇨가 보일 때는 바로 50gm 경구 당부하검사를 해보고 이 때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임신 제24∼28주에 한번 더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당뇨병은 바로 발견하면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 심한 경우는 인슐린 치료로 불행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발생 빈도로 볼 때는 다른 나라 여성과 우리나라 여성간에 차이가 없으며 임신성 당뇨병의 산전검사는 미래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임산부 검사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