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과 건강검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번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활한 병원 치료가 어려울 땐 더욱 그렇다. 

여성의 자궁 건강은 어릴 때부터 중장년기에 이르기까지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먼저 사춘기 전 초등학생 시기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국내에선 매년 4천 여명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주 원인은 성관계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살면서 수회 감염될 수 있는 흔한 바이러스이지만 간혹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최선이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질과 연결된 자궁의 입구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유방암에 이어 국내에서 2번째로 흔한 여성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개발된 암으로 만 12세 이후 청소년 시기에 맞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하지만 성경험이 있거나 30대 이후라도 접종 받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와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등은 11~12세 소녀에게 의무적으로 HPV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성인은 백신을 3회 접종해야 하는 반면 어린이들은 2회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는 12세 이전 연령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백신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예방효과를 내는 항체가 생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하정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자궁경부암 백신은 현재 국내에선 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만 12~13세 여자아이는 누구나 무료로 HPV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지만 접종률이 아직 크게 높지는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HPV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생식기사마귀, 두경부암(편도암, 구강암 등) 음경암, 항문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어 최근 남성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추세이다.
30대 이후부터는 가임기 여성에서 가장 흔한 양성종양인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난소낭종 등의 질환 여부를 정기적으로 체크해보는 게 좋다.

이중 가장 흔한 질환인 자궁근종은 자궁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전체 여성의 약 60%에서 발견된다. 주요 증상으로 생리통, 생리과다, 부정출혈(하혈), 빈혈, 복부팽만, 빈뇨 등이 나타난다. 암처럼 치명적이지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며, 가임기 여성에게선 난임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궁질환이 있다고 해서 당장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늦어지면 수술 치료를 피할 수 없어 조기검진과 정기검진이 최선이다. 

김하정 원장은 “최근 여성 생식기 질환 발병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자궁난소 질환은 임신 출산이 끝나고 완경(폐경)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생활권 내에 산부인과 주치의를 두고 가임기부터 갱년기까지 시기적절한 건강 관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2월부터 자궁난소 초음파검사 및 자궁근종 수술 시 골반 MRI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이전보다 경제적인 비용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하정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원장
김하정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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