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존치’ 결의안 독일 미테구의회 24대 5로 가결
일본 “극히 유감...조속한 철거 요구할 것”

베를린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각)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코리아협의회 회원들과 베를린 시민들. Ⓒ코리아협의회
베를린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각)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코리아협의회 회원들과 베를린 시민들. Ⓒ코리아협의회

일본 정부의 방해로 철거 위기에 놓였던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이 유지된다. 소녀상 영구 설치를 위한 논의도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각) 열린 베를린시 미테구의회 전체회의에서 ‘소녀상 설치를 유지한다’는 결의에 전체 29명 중 24명이 찬성(반대 5명)해 가결됐다. 녹색당과 좌파당이 공동 발의한 결의안으로, 내년 9월까지 소녀상을 현 상태로 유지하고 이후 영구 설치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좌파당 소속 틸로 우르히스 미테구의원은 의안 설명에서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며 “전쟁이나 군사 분쟁에서 성폭력은 일회적인 사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 소녀상은 바로 그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가 지난 9월 28일 제막식을 앞두고 베를린 시민들에게 평화의소녀상 건립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가 지난 9월 28일 제막식을 앞두고 베를린 시민들에게 평화의소녀상 건립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코리아협의회

소녀상은 앞서 지난해 9월 말 베를린 시내 한복판인 미테구의 거리에 세워졌다. 그러나 설치 직후부터 일본 정부는 유감을 표했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독일 정부와 베를린 주정부에 소녀상 철거를 요구해왔다. 지난 10월 7일 미테구청은 소녀상 철거명령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베를린 시민사회, 현지 한인단체 등은 소녀상 철거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는 한편, 구청과 구의회를 압박했다. 지난 11월 5일 미테구의회는 37명 중 28의 찬성으로 ‘소녀상 설치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구의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미테구도 소녀상 유지를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더 보기▶ [W인터뷰] 독일 소녀상 지키는 한정화 대표 “남성 정치인 카르텔 깨부셨다” www.womennews.co.kr/news/204123

일본은 반발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일본의 입장을 계속 설명하고, 소녀상의 조속한 철거를 요구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