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여전히 여성은 희망이고 미래다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여전히 여성은 희망이고 미래다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20.12.03 10:34
  • 수정 2021-01-0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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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여성 장관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1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기습적으로 징계요청과 직무정지 처분을 명령했다. 그 근거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등 6개 혐의를 들었다. 그런데 추 장관이 역풍을 맞으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전국 59개 검찰청의 모든 평검사와 검사장, 고검장들이 추 장관의 조치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급기야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총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 개혁의 꿈은 무산되고 오히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법학교수회 소속 2000여명도 1일 “추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요청과 직무 정지 처분은 헌법이 정한 적법 절차와 형사법·검찰청법 등 실정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징계심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론도 돌아섰다. 리얼미터․T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 정지에 대해 56.3%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1일 긴급회의를 열어 “윤 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수사 의뢰는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의결했다. 서울행정법원도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처분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에 맹종할 경우 검사들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될 수 없다”고 했다. 사실상 윤 총장 직무배제는 위법이라고 봤다. 법을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헌법과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검찰 총장을 몰아내고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추 장관은 권한을 남용한 사법 농단으로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사퇴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추-윤 갈등의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잘못은 장관이 했는데 왜 물귀신 작전인가?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긴 침묵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회에 출석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라고 하면서 ‘공급 부족’이 전 정권 탓이라고 했다. 아파트 인허가 물량이 수년 전부터 줄어 곧바로 늘릴 수 없다는 한계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아파트 공급은 충분하다고 했던 사람이 갑자기 이런 발언을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아파트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아파트 정책을 만드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여하튼 집값 폭등, 전세난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빵에 비유한 것은 참으로 부적절했다. 급기야 김 장관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마리 빵투아네트”가 됐다.

외무부 장관은 지난 달 16일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 대화’ 포럼에 참석해 “여성으로서 첫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역량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남성 위주의 기득권 문화를 비판한 발언으로 이해되지만 설득력이 약했다. 일각에선 “자기 능력이 부족한데 여성 탓을 한다”며 “무슨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특정 여성 정치인의 부족함과 안이함을 여성 전체의 무능력으로 폄훼하는 것은 억지고 궤변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의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등 수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맹활약하고 있고, 많은 여성들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분명 21세기는 여성 시대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여성신문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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