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법] 가정폭력·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안전장치
[모두의 법] 가정폭력·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안전장치
  • 백혜랑 법률사무소 서화담 대표변호사
  • 승인 2020.12.05 10:18
  • 수정 2020-12-08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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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1366 등에 도움 요청하고
거주지·정보통신 접근금지 신청
피해자 비밀 전학·편입 등 가능
대법원 내부에 설치된 ‘정의의 여신상’은 한 손에는 법전을, 나머지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다. 이 여신상은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함을 상징하고 있지만, 남성중심적 법체계는 여성들에게 공평하지만은 않다.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 사건에서 사법부가 피해 여성의 관점에서 정당방위를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대법원 내부에 설치된 ‘정의의 여신상’은 한 손에는 법전을, 나머지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다. 이 여신상은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함을 상징한다. ⓒ여성신문

가정폭력은 이혼사유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정도는 다 다르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어떤 강력범죄보다도 심각하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의 가정폭력에는 보통 자녀에 대한 아동학대가 수반되어 있다.

심한 가정폭력에 노출된 분들은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오랜 갈등을 겪는다. 협의이혼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더욱 심한 폭력에 노출되고, 이혼소송을 생각해 보더라도 상대방이 찾아오진 않을지, 더 심하게 보복당하지 않을지 등 신변의 걱정을 하게 된다.

보통 가정폭력을 피하여 자녀를 데리고 단기피난처(쉼터)에 입소하거나 가족이나 지인 등의 도움으로 은신처를 마련할 경우, 가정폭력 행위자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가족을 찾아나서는 사례가 많다. 심지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거나 친지는 물론 자녀의 친구들에게까지 직접 찾아가거나 일일이 연락을 돌리며 돌아오지 않으면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뜻을 전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사건에서 초기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점이 상대방으로부터의 접근금지와 자녀들에 대한 비밀전학이 가능할지 여부이다.

가사소송법에 의한 접근금지 사전처분이나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약칭 ’가정폭력처벌법‘)상의 ‘피해자 보호명령 제도’가 있지만 결국 피해자 본인이 신청서를 법원에 직접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고 결정까지 수개월이 소요된다는 단점도 있다.

이혼을 준비 중이거나 이혼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는 물론, 이미 협의이혼 및 재판상 이혼을 통해 이혼이 된 경우에도 전 배우자로부터의 스토킹, 보복범죄 등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신고를 했다가 더 심하게 보복당할까 두려워하는 반면 ‘그래도 애들 아빠인데 형사신고까지 어떻게 해요’ ‘아이들 학교에 찾아올까 겁이 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형사고소가 남발되거나 모든 사건을 송사로 연결하는 것은 문제지만, 심각하고 위험한 가정폭력이거나 지속적 아동학대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경찰이나 1366여성긴급전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소 등에 반드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법률혼 뿐 아니라 사실혼 관계의 가정구성원, 이미 이혼한 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도 ‘가정폭력처벌법’이 적용된다.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를 통하여 거주지 접근금지 및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접근금지 등이 가능하다. ‘임시조치’는 법원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며 인용되는 경우가 많고 빠르면 2~3일 정도로 빨리 이루어지거나 보통 1주일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신속하다. 다만 최장 2개월씩 2번만 연장되고 형사절차가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가정폭력방지법) 제4조의4는 가정폭력 피해자 또는 동반아동의 경우에 취학지원을 규정하면서 주소지 외의 지역에서도 입학, 재입학, 전학, 편입학 등이 가능하도록 한다. 취학 관련 사실에 대한 비밀이 엄수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에도 아동복지법 제29조에서 비밀전학에 대한 같은 내용의 규정한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는 보복범죄를 매우 중하게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동조 제4항은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및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강요 또는 위력행사를 한 경우’ 폭행이나 상해 등 중한 결과의 발생과 무관하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법령 및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아직도 법령 자체를 모르거나 여전히 자녀양육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다시 ‘지옥’과 같은 집으로 돌아가 전쟁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위하력 높은 제재가 반드시 뒤따른다는 사회적 인식확산과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경제적, 사회적 지원일 것이다.

백혜랑 법률사무소 서화담 대표변호사
백혜랑 법률사무소 서화담 대표변호사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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