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중력』

스웨덴 현대문학 최고의 소설가라고 불리는 사라 스트리츠베리의 장편소설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북유럽의 작가들은 익숙하지 않지만, 이 책이 담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하다. 고독과 사랑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대표작인 『사랑의 중력』은 북유럽 최대 규모 정신병원이었던 베콤베리아의 연대기를 그려내는데, 병원 내 인물들을 통해 북유럽 복지정책의 이면을 비춘다. 그러나 동시에 세상의 주변부로 밀려난 유약한 인간의 고독과 불행, 그럼에도 그 존재들을 따스하고 아름답게 보듬는 작가의 시선이 뭉클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가망 없는 ‘불구자’라고 낙인찍히는 이들, 불안과 우울로 점철된 가족의 삶 등이 담담하게 제시되며 작가의 자전적인 요소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사라 스트리츠베리는 유럽 문단에서는 매우 유명한 작가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최연소 종신회원이자 10번째 여성 회원으로 2016년 선정됐다. 근원적 고독과 공포, 깊은 슬픔 앞에서도 스러지지 않는 존엄한 사랑의 ‘중력’을 느낄 수 있다.

사라 스트리츠베리/박현주 옮김/문학동네/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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