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디자인』

유명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을 꼽으라면 머릿속엔 남성들의 이름이 떠오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건축과 디자인을 빛낸 선구적인 여성들, 그러나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여성들에게 당당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디자인 역사 연구자이자 작가, 큐레이터인 리비 셀러스는 20세기부터 현재까지 디자인사에 한 획을 그은 25명의 여성들의 삶과 업적을 조명함으로써 온전한 디자인사의 회복을 시도한다. 더불어 역사적, 제도적으로 여성이 소외돼 온 디자인 산업계가 현재까지도 존속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커다란 판형에 시원한 이미지들이 펼쳐지며 눈을 즐겁게 하는 이 책 속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건축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자하 하디드, 브래드 피트와의 스캔들로 구설수에 오른 네리 옥스만 등 여성 디자이너로서 직면해야 했던 젠더의 벽을 각자의 방식으로 돌파한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커다란 판형 위 시원한 이미지들과 함께 펼쳐진다. 

리비 셀러스/신소희 옮김/민음사/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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