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그간 대회 참가·훈련 어려움 겪어
“스케이트 못 타 답답했지만 경기 감각 찾았다...더 성장할 것”
지난해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력·성폭력을 용감하게 고발해 ‘스포츠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심석희(23·서울시청) 선수가 2020-2021시즌 국내 첫 대회에서 2위에 올랐다. 지난 2월 전국 동계체육대회 후 9개월 만에 참가한 대회다.
심 선수는 지난 27일 열린 제37회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대회(의정부 실내빙상장) 여자 일반부 1000m 결승에서 1분32초528를 기록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지유가 1위(1분32초460), 김아랑(1분32초557)이 3위였다. 첫 바퀴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4번째 바퀴에서 선두로 달렸으나, 6번째 바퀴에서 김지유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2014 소치·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심 선수는 올해 초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실업선수로 출전한 첫 대회인 지난 2월 동계체전에서 여자 일반부 1000m·1500m 2관왕을 차지하며 대회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회 참가와 훈련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심 선수는 경기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지상 훈련도 외부에서 하거나 한적한 곳을 찾아서 했다. 스케이트를 못 타서 답답했다”며 “많은 대회가 취소되다 보니 이번 대회가 (올 시즌) 마지막 대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감각을 찾은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심 선수를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1심 선고일은 지난 26일이었으나, 재판부는 조 씨에 대한 판결전조사가 필요하다며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2월22일에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조 전 코치의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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