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A중학교 1학년 진로교육 영상 논란
대전교육청 “교직원 성인지 감수성 연수...
학생들에게는 심리상담 지원할 것” 해명
여성단체 “성상품화가 성매매로 이어진다” 비판

대전시교육청 전경. ⓒ대전시교육청
대전시교육청 전경. ⓒ대전시교육청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가 중학교 1학년 진로진학 수업 도중 여성이 돈을 받고 손님과 잠을 자는 일본 사례를 '신종직업'으로 소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11월 초 A중학교 교사 B씨가 유튜브를 활용해 1학년 진로진학 수업을 진행하면서 일본에서 여성이 손님 옆에서 잠을 자고 돈을 받는 모습을 미래 신종 직업으로 제시했다. 영상에서는 1시간 이용 금액과 팔베개 등 신체 접촉 금액 등이 그대로 나왔다.

학생들이 본 영상에서는 △손님이 여성의 팔베게를 이용하려면 3분에 1000엔 △여성이 손님이 등을 토닥여 주면 3분에 1000엔 △손님이 여성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면 3분에 1000엔 등이 소개됐다.

이번 사건은 수업이 한 학생이 미래직업으로 소개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해당 교사는 “실수가 있었다”며 학생과 학교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가 수업 전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삭제한 편집본 대신 수업에서 실수로 잘못 링크를 눌러 전체 영상이 실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27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성인지 감수성 연수를 교직원 대상으로 진행했다”며 “해당 수업을 받은 학생들을 위해 심리적으로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서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내 상담교사를 통해 심리상담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아직 지원 학생은 없지만 추후 희망 학생이 나올 수 있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는 “(해당 직업은)성매매와 성상품화 모두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며 “성매매의 출발은 성상품화”라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성상품화가 계속되면 자연스럽게 성매매가 된다”며 “마치 일본의 JK비즈니스가 성매매, AV산업까지 가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JK 비즈니스는 성인 남성이 돈을 주고 여학생과 시간을 보내는 산업을 뜻한다. JK는 일본에서 여고생을 뜻하는 ‘조시코세이(女子高生)’의 영문 약자다. 2017년 유엔의 아동 인신·성매매 문제 담당 특별보고관은 일본 측에 JK 비즈니스 등 성적 착취를 촉진하는 상업활동을 금지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해당 수업에서 소개된 신종 서비스 ‘소이네야’는 일본말로 ‘함께 자는 방’이라는 뜻이다. 소이네야 여성들의 나이는 17~25세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관계는 맺을 수 없다’고 명시한 해당 서비스의 규정에 대해서는 “단순히 옆에서 잠만 자며 돈을 더 주면서 단계적으로 스킨십이 허용된다는데 이는 결국 암암리에 성매매까지 간다”며 “왜 이것을 구분해서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라오케, 룸살롱에서도 업소 내에서는 불법”이라며 “다만 업소 밖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서비스가 과연 성매매가 아니다 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성매매냐 성상품화냐 이것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크게 의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직업의 하나로 제시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적”이라며 “(성매매의) 새로운 연장선에 있는 것 일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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