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예술가가 보험설계사가 된 이유
프리랜서 예술가가 보험설계사가 된 이유
  • 김현희 수습기자
  • 승인 2020.11.24 16:52
  • 수정 2020-11-25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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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이랑,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 ⓒ창비
이랑,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 ⓒ창비

[북:마크] 이랑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 (창비)

저자는 자신을 재료로 삼아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행사와 강연을 하며 프리랜서 노동자의 삶을 산다. 예술 노동자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느껴온 ‘적은’ 수입에 대한 분노는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됐다.

‘네가 좋아서 하는 일에 왜 자꾸 돈 얘기를 하냐’는 질문엔 우리 사회에서 ‘돈’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는 게 매우 천박하다고 평가하는 부정적인 시선이 포함돼 있다. 특히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는 시선은 더 곱지 않다.

그러나 공포에 질려 마스크, 휴지, 쌀, 심지어 총기까지 사재기하는 낯선 일상을 보면서, 무형의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하는 저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고민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과 행사가 전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경험을 연이어 겪고,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문제를 갖게 되면서 새로운 시작을 결심한다. 저자는 돈의 생태계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다짐하고 금융 공부를 시작한다. 외계어처럼 낯선 언어들을 천천히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보험과 친구들의 보험 증권까지 읽고 분석하며 돈의 세계를 공부한다. 결국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 책은 단순히 불안정한 프리랜서 예술 노동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성이면서, 프리랜서 노동자이고, 예술업계에 종사하는 저자는 개인이 일의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다정하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사회와 자신을 바라본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현실에 발을 내딛고 사는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돈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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