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타래] 마거릿 애트우드 『도덕적 혼란』 (민음사)

2019년을 비롯해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부커상을 2회나 수상한 현대 영문학의 거장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인 마거릿 애트우드의 따끈한 신작 단편선이다. 강렬한 표지에서 드러나듯, 한 여성 ‘넬’의 이야기가 단편마다 변주되며 등장하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그려지는 연작 소설집이다. 또한 그들이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혼란’과 불행, 문득 존재를 덮치는 불안이 담겨 있다. 흥미롭게도 이 책 속에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실제 삶이 어떠했을지 추측할 수 있는 자전적 요소가 여러모로 반영되어 있다. 애트우드의 팬이라면 알고 있을 가족적 배경, 즉 곤충학자이던 아버지를 따라 가족이 오지로 이주해 열두 살까지 제도권 교육을 꾸준히 받지 못했던 상황은 이 책 속의 배경과 상당히 흡사하다. 애트우드의 작품을 읽어본 이라면 궁금해질 법하다. 평생 여성의 삶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온 작가답게, 애트우드가 능수능란하게 구성해내는 역사적 서사 속에는 그레이스시녀 이야기 등 여타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냉소와 비판의식, 그리고 그 속에 틈입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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