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제58회 유엔총회 개막연설에서 국제 성매매에 관해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강조했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를 위한 결의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연이어 그는 성매매, 에이즈, 빈곤 문제 등 인도적 위기에 대한 대응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제 성매매에 대해 “매년 약 80~90만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성매매에 이용되는데, 이중 수만 명이 십대 소녀와 어린이”라며 “희생자들의 고통에서 이윤을 얻는 사람들은 엄중하게 처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매매를 묵인하는 정부는 노예의 한 형태를 묵인하는 것”이라며 그가 올해 서명한 미국의 보호법안(PROTECT Act)을 소개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어린이가 연루된 매춘관광을 위해 국내에 입국한 자나 외국을 여행하는 미국인은 범죄를 행한 것”이 된다.

그러나 미국 내 인권활동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양성평등과건강센터(Center for Health and Gender Equity)의 책임자 조디 자콥슨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성매매 종사자를 매춘부로 낙인찍으면서 인신매매 당한 여성만 희생자로 그리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이중 잣대를 비난한 후 “매춘관광 근절을 위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아동의 권리에 관한 UN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두 국가 중 하나이고 세계의 매춘관광 25%를 차지하고 있다.

민최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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