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상 측 “여성팬이 성폭력 주장하며 공갈협박”
여성 고소했으나 9개월 만인 최근 무혐의 결론
상대 여성, 최근 한지상 성폭력 의혹 공개 폭로
여성 A씨 측 “한지상, 스타와 팬 위계 악용 성폭력...
또 다른 피해자 없도록 용기 냈다” 밝혀
한지상은 전면 부인...양측 모두 법적대응 예고

여성 팬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 한지상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여성 팬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한지상씨. 한씨는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인기 뮤지컬 배우 한지상(38)씨가 여성 팬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씨로부터 공갈 미수 및 강요죄로 고소당했다가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여성 A씨는 관련 온라인 메신저 대화 내용과 녹취록 등을 공개하고, 한씨를 성범죄와 무고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한씨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 A씨를 대리하는 ‘모두의 법률’ 소속 정희원 변호사는 16일 여성신문에 “한지상을 강제추행·강간미수·무고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한씨가 스타와 팬 사이의 위계를 악용해 내게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하고, 내가 하지 않은 공갈·강요 혐의로 무고했다”고 주장한다. 한씨 측은 A씨의 주장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추가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한지상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 A씨가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온라인 캡처
한지상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 A씨가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온라인 캡처

 

한지상 측 “여성팬이 성폭력 주장하며 공갈협박”
여성 고소했으나 9달 만인 최근 무혐의 결론
상대 여성, 최근 한지상 성폭력 의혹 공개 폭로
“한지상, 스타와 팬 위계 악용 성폭력
피해자 공갈·강요 혐의로 무고까지...
또다른 피해자 없도록 용기 냈다”

지난 2월, 한씨는 A씨를 공갈미수와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 5월 초, 한씨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자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5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지상과 A씨는 2018년 5월 서로 호감을 갖고 만났으나, 관계가 소원해진 이후 A씨는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한지상에게 ‘성추행을 사과하라’, ‘공개 연애를 하던지 거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인터넷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고소 이유를 공개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A씨에게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두 사람이 수차례 통화한 내용과 메시지를 살펴보면 A씨가 한씨에게 한 말은 구체적이지 않고 자신의 심경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공갈에 이를 만큼 자유롭지 못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고, “A씨가 수차례 사과를 요구했고, 한지상이 금전적 보상에 대해서는 먼저 제안한 점, 이에 대해 A씨는 수차례 금전적 보상을 거절한 점을 미뤄 합의 과정에서 고소인의 의사결정이 자유롭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13일 공개한 한지상과 자신의 대화 내용 ⓒA씨 제공
A씨가 13일 공개한 한지상씨와 자신의 대화 내용. ⓒA씨 제공

무혐의 처분을 받은 A씨는 즉시 대응에 나섰다. A씨는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는 한배우님께 고소당했던 팬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한씨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한지상과는 2018년 5월 다른 배우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총 네 번 만났고, 세 번은 한씨가 유사성행위와 성관계를 강요하며 제게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했다. 한씨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된 두 사람의 대화, 한씨의 사과가 담긴 온라인 메신저 캡처화면, 녹취록 일부도 공개했다.

‘A씨가 한지상을 협박하며 공개연애나 금전을 요구했다’는 한씨 측 주장에 대해 A씨는 “한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제게 사과하던 중 보상금이 필요하면 액수를 말해보라고 했다. 거절해도 거듭 요구하길래 생각나는 숫자를 말했는데 그걸 증거로 저를 고소했다. 금전적 보상 외의 방법을 묻길래 사귀자고 했다가 바로 없던 일로 했다. 이후 한씨가 사귀자고 했을 때에도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A씨가 13일 공개한 한지상과 자신의 대화 내용 ⓒA씨 제공
A씨가 13일 공개한 한지상씨와 자신의 대화 내용. ⓒA씨 제공
A씨가 13일 공개한 한지상과 자신의 대화 내용 ⓒA씨 제공
A씨가 13일 공개한 한지상씨와 자신의 대화 내용. ⓒA씨 제공

A씨는 그간 큰 고통을 겪었다며 “오래 좋아했던 배우가 나를 갖고 놀았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연예인은 원래 그런가, 내가 예민한가 혼란스러웠다. 상대가 일반인이었다면 바로 따지고 고소를 생각했겠지만 대형 기획사 소속에 집안의 재력, 큰 팬덤을 갖춘 연예인과의 싸움이 무서웠다”고 밝혔다.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내가 마지막이 돼야겠다고 결심하고 글을 썼다. 팬의 마음이 위험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한지상은 부인... 양측 모두 법적 대응 예고

논란 확산... 출연 예정 연극 자진 하차

한씨 측은 A씨의 주장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추가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한씨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불기소 결정문을 토대로 항고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도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고 해서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밝혀진 것은 아니며, 온라인상 추측과 왜곡된 일방적 주장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 측 정희원 변호사는 이에 대해 “검찰이 1년간 치밀하게 조사해서 내린 결론이라서 항고가 받아들여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뮤지컬 팬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한지상은 17일 개막하는 연극 ‘아마데우스’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성범죄 의혹을 받는 배우를 무대에서 보고 싶지 않다’ 등 관객들의 비난과 하차 요구가 빗발치자 지난 14일 자진 하차했다. ‘아마데우스’ 제작사 PAGE1은 이날 한씨의 하차, 한씨가 출연 예정이었던 회차의 캐스팅 조정, 티켓 환불 안내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지했다.

한씨는 2003년 연극 ‘세발자전거’로 데뷔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프랑켄슈타인’, ‘데스노트’, ‘벤허’ ‘영웅본색’ 등에 출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