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미국 대선 승리 연설
“첫 여성 부통령 됐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남성·백인으로 공고하던 백악관을 부순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 첫 남아시아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뜨린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해리스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11·3 대선 승리를 알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제가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 여성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며 여성들에게 새로운 시작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며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뜨리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가 그 일을 할 것이고, 어쩌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빨리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4년 뒤 해리스는 힐러리의 이어 받아 ‘그 일’을 해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앞서 활짝 웃는 모습으로 등장한 해리스 당선인은 미국에서 첫 여성 부통령, 첫 흑인 부통령이자 첫 남아시아계 부통령으로 선출됐다.

해리스 당선인은 당선 소감과 함께 2009년 별세한 어머니 샤멀라 해리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인도 출신인 샤멀라 해리스는 19세에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 왔다.

해리스 당선인은 “(어머니는) 아마도 그때 이런 순간을 상상하시지 못하셨을 것이지만, 미국에 이런 순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저는 어머니를 생각한다. 여러 세대에 걸쳐서 여성 그리고 흑인 여성들, 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생각한다. 아시아계, 백인, 라틴계, 원주민 미국인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미국 역사에 걸쳐서 이 순간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오신 분들”이라면서 “여성들은 싸웠고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평등과 자유 그리고 정의를 이루어왔다. 여기에는 너무나 자주 무시되었던 하지만 민주주의를 뒷받침해 왔던 흑인 여성들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이어 “100년 이상 투표권을 지키기 위해서 싸워왔던 모든 여성들, 수정헌법 제19조를 지키기 위해서 싸워왔던 여성들 그리고 이번에 투표를 하기로 선택한 그리고 투표권을 지켜내기 위해서 계속해서 싸울 의지를 보여준 그런 여성들이 있었기에 이 순간이 가능했다”면서 “오늘 저는 이 여성들의 투쟁과 굳건한 의지 그리고 비전에 대해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역사와 관계없이 앞으로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한 그런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차별의 벽을 넘어서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담대함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 여성이지만 제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오늘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소녀들은 우리나라가 가능성의 국가라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이어 “성별과 관계없이 어린이들에게 이 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야망을 갖고 꿈을 꿔라’, ‘신념을 갖고 이끌어라’, ‘단지 그전에 깨닫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내 안의 진정한 나의 모습 보라’. ‘우리가 너의 모든 발걸음마다 박수를 보낼 것이다’라는 것을 명심해라”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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