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가 어렵다고?

국립오페라단의 예술 감독직을 맡으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오페라를 잘 이해하면서 볼까? 어떻게 하면 오페라가 좋아질까?'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공연을 보기 전 10분만 투자해서 줄거리도 읽고 누가 노래하는지, 누가 연출했는지, 무대와 의상은 누가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되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오페라, 행복한 중독>(이용숙 지음/예닮)을 읽으면서 명답이 여기에 있구나하고 무척 반가웠다. 서문을 읽으면서 30년 이상 오페라에 몸담고 있었던 내가 조금씩, 조금씩 부끄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오페라를 사랑하고 공부하느라 많은 것을 희생하고 살아 왔다고 가끔은 허탈해지기도 했는데 저자 이용숙의 오페라 사랑이야말로 참으로 드물고 귀한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동안 많은 오페라 해설서가 나왔지만 줄거리 알리기에 치중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저자 이용숙은 400여년 전부터 근대에 이르는 작곡자의 곡 100곡을 골고루 선택하여 주제별로 묶어 놓았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초연도 못한 곡들도 반 이상이나 된다.

또한 작품마다 줄거리의 흐름보다는 작품의 사회적 배경이나 작곡자가 음악으로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전달해 주고 있으며 그 오페라의 가장 대표적인 아리아 한 곡씩을 콕 집어 추천하는 친절도 베풀고 있다.

오페라 속의 인물들도 아주 철학적인 깊이로 분석하고 있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작품마다 실연을 연상 하게 하는 화보의 편집도 상당한 수준이다.

'오페라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 오페라가 과연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정말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믿는다.

정은숙 / 국립오페라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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