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기자·여성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눈여겨본 올해 대중매체 속 여성 캐릭터들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의 이야기, 불쾌하고 성가신 남자들과 편견이 판치는 세계에서 분투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인기입니다. 물론 몇몇 틀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존재가 여성입니다. 여성신문 기자들과 가수, 배우, 웹툰 작가, 체육인 등 여성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덕질’했던, 눈 여겨본 대중매체 속 여성들을 꼽았습니다. 누가 뭐래도 나다움을 키우며 세상과 소통하는 여성캐릭터들을 여성캐릭터들을 만나봅니다.

ⓒJTBC, MBC
MC 박나래&김숙 ⓒJTBC, 뉴시스

박나래&김숙 (MBC ‘나 혼자 산다’·KBS JOY ‘연애의 참견3’) : 중심을 잡아주는 여성들

‘나 혼자 산다’에서 박나래는 기존 여성 예능인들처럼 조용하거나 예쁜 모습은 아니지만 개그우먼으로서 망가지면서도 남성 개그맨처럼 큰 웃음을 준다. 여성 MC로서 출연진들 사이에서 무리하지 않는 진행과 자연스러운 유머로 중심을 잡고 있다. ‘연애의 참견3’ 김숙은 각양각색의 연애 고민을 보낸 사연자들에게 언니로서 솔직담백하고 화끈한 조언을 한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았던, 연애를 더 했던 언니의 조언은 연애로 힘들어하는 여성에게 현명하고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 (조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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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제시) ⓒMBC

은비(제시/MBC ‘환불원정대’) : 이토록 솔직한 여성 아티스트

‘환불원정대’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그동안 예능계에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여성 아티스트는 드물었다. 가수로서 본업에도 충실하다. 기존 남성 중심의 예능판을 뒤집고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올해 발표한 곡 ‘눈누난나’는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틱톡 ‘눈누난나’ 댄스 챌린지 조회수는 3200만뷰 이상이며 유튜브 조회수는 2406만회를 넘겼다. (진혜민 기자)

ⓒE채널 ⓒE채널
노는 언니 ⓒE채널

‘노는 언니’ (E채널) : 더 많은 노는 언니들을 보고 싶다

골프 박세리, 펜싱 남현희, 피겨 곽민정, 수영 정유인, 배구 이재영 이다영에 최근 합류한 한유미까지. 전현직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예능 프로그램의 짬짝 게스트가 아니라 고정 멤버가 된 프로그램이 나왔다. E채널의 ‘노는 언니’. 훈련 때문에 논 적도 없고 놀 줄도 모르는 선수들이 서서히 노는 맛에 빠지는 장면부터 각 종목에서 이미 전설적인 기량과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서로의 ‘피지컬’에 감탄하는 모습까지 깨알같이 재미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다양한 여자들의 다른 몸이 등장한다. 지나치게 마른 몸만을 계속 보게 되는 방송에서 다른 몸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방송은 매우 큰 가치가 있다. 더 많은 노는 언니들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권김현영 여성학 연구자)

작년에는 ‘WWW 검색하세요’라는 여성 중심 드라마에 모두 푹 빠져서 자주 이야기했는데, 올해는 ‘노는 언니’에 관심을 갖고 시청하고 있다. 예능 ‘뭉쳐야 찬다’를 보면서 왜 여성 스포츠인들은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없을까 아쉬움을 많이 가졌던 터라 더 관심이 갔다. ‘돈 많은 언니’ 이미지의 박세리 선수, 털털하면서 본인의 일에 전문성을 가지고, 높은 자존감으로 대중의 시선에 당당한 모습이 현시대의 많은 여성들이 원하고 바라는 여성의 이미지가 아닐까. 여성 스포츠인들의 아름다움이라든지, 돈 많은 언니의 이미지만 소비하는 것이 아닌 여성 스포츠인들의 삶과 환경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좋았다. 박세리 선수가 다른 종목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종목별 차이를 이해하면서 조언해주고 함께 공감해주는 역할이 앞으로 우리 여성 스포츠인들이 또 후배들에게 보여줘야 할 모습이 아닐까.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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