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있고 겸손한 여성인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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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와 강요를 벗고 섬김과 나눔의 리더십을 보여준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에게 기업과 동문도 마음을 열고 저절로 움직였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다. <사진·민원기 기자>▶

많이 베풀고 헌신하는 만큼

열린 리더로서 영향력 가질 수 있어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2006년 창학 100주년을 맞는 숙명여대의 모토이면서 숙명의 리더십을 대표하는 말이다. 작년 10월 숙명여대는 총장 직속으로 리더십센터를 개원하고 21세기 여성리더십 모델과 비전을 제시, 보편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학부 교양과목으로 '리더십 워크샵'강의가 10개나 개설됐다. 또한 리더십의 기본이 되는 <발표와 토론>, <말하기, 읽기, 쓰기> 수업을 1학년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리더십 관련 수업과 봉사활동, 캠프 등 리더십개발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에게 총장 명의의 이수증을 발급하는 '리더십 개발과정제'를 실시한다.

최근 이경숙 총장은 2010년 대한민국 리더 10%를 길러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미국 프랭클린-코비사에서 직접 리더십 전문강사(Facilitator)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리더십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총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숙명이 지향하는 리더십과 강조 이유, 센터의 특징, 본인의 리더십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총장 직속으로 리더십센터를 두는 등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식정보사회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산업사회에서는 노동력이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이제 지식정보사회에서는 노동자가 아닌 지식근로자, 즉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절실히 요구된다. 따라서 통합적인 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긍정적이고 개방적인 태도, 세계화·정보화 마인드, 책임감, 인격과 품성 등을 포함하는 셀프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아래 리더십센터를 총장 직속에 설치해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운영하고 있다.”

- 숙명리더십센터가 다른 리더십센터와 구별되는 특징은?

“우리 대학 리더십센터는 국내 여자대학 처음으로 개설됐다. 또한 리더십에 대한 철학과 개념을 분명하고 폭넓게 정의해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리더십 교육은 특정 지위나 그룹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는데, 우리 대학은 리더십을 생활의 기본적인 덕목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능력과 태도라는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따라서 교육의 대상도 외부 지도층들뿐 아니라 우리 학생들, 교직원, 동문 등 다양한 구성원들로 확대됐고 대상별로 효율적인 과정을 마련했다. 아울러 리더십인증제, 디지털대학의 첨단 환경과 교육자원을 활용한 사이버리더십 교육 등 새로운 특성화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섬김의 리더십, 봉사하는 리더십

- 본인의 리더십을 '봉사하는 리더십'이라고들 부르는데, 본인이 지향하는 리더십과 리더는 어떠한가?

“'섬김'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리더는 가장 많이 베풀고 섬기며 헌신해야 할 사람이다. 그래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리더가 솔선수범하며 봉사하는 만큼 구성원들도 봉사하며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해, 변화한다. 또한 리더는 높은 지위나 직책이 아니라 탁월한 능력과 인격을 갖추었을 때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사람과 조직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우리 사회 발전에 필요한 리더는 권위주의적이거나 군림하는 리더가 아니다. 정직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섬김과 봉사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리더다.

시대 흐름을 통찰하는 안목과 뚜렷한 비전, 열정,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 등을 지녀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리더는 효율적인 훈련과 교육, 자기계발 의지와 노력에 따라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다.”

- 실제 총장 본인의 리더십이 학교 이미지나 운영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 총장직을 맡고 난 후 학교 운영이나 이미지가 어떻게 바뀌었다고 생각하나?

“예전의 숙대 이미지는 조용하고 정숙한 현모양처를 양성하는 대학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소극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을 모토로 능력 있고 겸손한 여성인재를 키우는 대학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또한 국내 대학 최초로 캠퍼스 전체에 유무선 랜을 구축, 1997년부터 사이버교육원 운영, 국내 최초의 원격대학원 설립, 2002년 모바일 캠퍼스 구축 등 대학정보화 '디지털숙명'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으며 학교의 모든 물품을 인터넷 경매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등 대학경영의 투명성과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대학문화도 나눔과 섬김의 문화가 확산돼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 구성원들이 서로 섬기고 배려하며 신뢰하는 분위기가 있는 학교로 평가받고 있다.”

변화의 시대 여성리더십 필요

- 리더십이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요구되는 여성리더십이란?

“21세기는 세계화, 정보화, 통합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도의 지식정보사회다.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성, 창의성, 감성, 이해와 협력 등 여성의 특성적인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리더십이란 변화를 이끄는 부드러운 힘으로 여성들의 내면에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천성적으로 남을 돌보고 포용하고, 나누고 베풀며, 배려하며 대화하는 데 익숙하다. 따라서 갈등과 분쟁의 소지를 남기는 강압적인 힘의 리더십과 달리 부드러운 여성 리더십은 화합과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만든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사람을 움직이고 경쟁력을 키우려면 여성리더십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

- 여성리더십 개발에 있어 숙명여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여성리더십의 개발은 남성의 리더십과 반대되며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이 지닌 내면적 힘을 더욱 고양해 공동의 선을 이뤄내는 능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 전체의 역량을 증대한다는 차원에서 여성리더십 개발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먼저 확산돼야 한다. 더불어 숙명은 여성리더십 진흥을 위해 효과적이며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각종 사회문화적·제도적·구조적인 제약 해소, 역할모델, 멘토링 등을 통한 동기 부여 등의 과제를 교내뿐 아닌 대외 기관들과 협력해 원활히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2006년 창학 100주년을 앞두고 올해 '세계 최상의 명문여대로서' 기틀을 마련하는 창학 100주년 기념관을 착공할 예정이다. 기념관이 건립되면 리더십센터를 확장 이전해 세계적인 여성리더십센터로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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