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원 87%,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에 압도적 찬성
국민민의힘·국민의당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일동 “후보 공천은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로 중단돼야“

김정재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여가위 국정감사의 증인·참고인 채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위원들은 정의기억연대 횡령사건, 박원순·오거돈 사건 관련자에 대한 증인·참고인 채택을 촉구했다. (공동취재사진)
김정재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여가위 국정감사의 증인·참고인 채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위원들은 정의기억연대 횡령사건, 박원순·오거돈 사건 관련자에 대한 증인·참고인 채택을 촉구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국민의당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일동이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 공천은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요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일 전당원 투표 결과 86.64%의 압도적 찬성으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내년 보궐선거 관련 당헌 개정에 대해 총 투표수 21만1804표 중 18만3509표(86.64%)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반대는 13.36%였다.

총 투표율은 26.35%이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당헌 96조 2항의 일명 ‘무공천’ 조항에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는 데 대한 찬반을 조사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당원들의 높은 참여와 압도적 찬성에 깊이 감사 드린다”며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건 재·보궐선거에 대한 당원들의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6.6%라는 압도적 찬성률은 재보선에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전당원의 의지의 표출”이라며 “이번 재보선에서 후보를 공천해 시민들의 선택을 받는 게 책임정치에 더 부합한다는 이낙연 대표와 지도부의 결단에 대한 전폭적지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이날 오전 중 최고위원회의 의결과 당무위원회 부의 안건의 처리 등 곧바로 당헌 개정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당헌 개정을 최종 의결하는 중앙위원회는 오는 3일 열기로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당헌 개정이 완료되면 빠른 시간 안에 공직 후보자검증위원회와 선거기획단 구성 등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전당원 투표에서 보여준 뜻을 소중히 여기며 당헌 개정과 재보선 선거 준비를 겸손하고 착실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피해자의 공개 질의에 대해선 “이 대표가 누차 사과의 뜻을 전했고 오늘도 그런 뜻을 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피해자가 이 대표의 사과 대상이 자신이 맞느냐고 물은 데 대해선 "다 포함한 사과를 한 것이다. 그 이전에도 다 포함해서 사과드렸고, 오늘도 그런 맥락에서 사과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국민의당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일동은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 공천은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사건으로 공백이 생긴 자리에 ‘중대한 잘못으로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무공천’이라는 기존 방침을 뒤집고, 후보 공천을 정당화하려는 전당원 투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두 사건 모두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로 아직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오히려 수사기관의 가해자 중심 수사, 눈치보기식 수사로 진실이 묻히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우려를 자아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새로운 2차 가해를 자행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의 공천으로 선거 과정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사건이 다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불필요한 억측을 야기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들에게는 큰 고통을 안겨 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지금 진행 중인 전당원투표 과정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민주당의 위선적이며 오만한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를 특별한 선거 이벤트라도 되는 것처럼 소속 의원들이 SNS에 투표 인증샷까지 버젓이 올리며 투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반면, 840억원에 달하는 보궐선거비용을 시민에게 전가시키는 무책임과 몰염치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민주당은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무공천해야 한다”며 “이것이 책임지는 공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여성가족위원 일동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후보 공천은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 사건의 제대로 된 수사 촉구,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오히려 자행하는 현 상황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국민의당 여성가족위원회는 김정재·김미애·서정숙·양금희·이양수·전주혜 의원(이상 국민의힘)과 최연숙 의원(국민의당)이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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