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건’ 피해자 “이낙연 대표님,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됩니까?”[전문]
‘박원순 사건’ 피해자 “이낙연 대표님,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됩니까?”[전문]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10.30 19:36
  • 수정 2020-10-30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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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작업 착수하자
성폭력 피해 알린 박원순 시장 전 비서 공개 질의

 

사진은 30일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역 상생을 위한 지역균형 뉴딜 광주·전남 현장 최고위원회회의' 모습.  ⓒ여성신문·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30일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역 상생을 위한 지역균형 뉴딜 광주·전남 현장 최고위원회회의' 모습. ⓒ여성신문·뉴시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 A씨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공개 질의에 나섰다. 이 대표가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 작업에 나서자 피해자가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280여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30일 오후 피해자 A씨가 이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이 대표에게 “당헌 당규 개정 전 당원 투표 관련,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씀하신 바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도대체 무엇에 대하여 사과하신다는 뜻인가”라며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한 것인지,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사과하신 것인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또한 A씨는 “사건 공론화 이후 지금까지 집권 여당, 해당 정치인의 소속 정당으로서 어떤 조치들을 취했느냐”며 “앞으로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 계획이냐”고 물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서울도서관 앞에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출범 우리는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기자회견을 열고 우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80여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활동가들이 15일 서울시청 옆 서울 도서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직장 내 뿌리 깊은 성차별 문화에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수형 기자

 

전날(29일) 민주당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당헌 개정 관련 전 당원 온라인 투표를 31일~11월1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보궐선거 공천 관련해) 오랫동안 당 안팎의 의견을 들었다. 그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오늘 최고위원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의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며 “이후 절차는 전 당원 투표 결과에 따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는 데 대해 서울·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면서 “특히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현행 민주당 당헌(제96조 2항)에는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잃으면 당은 재·보궐선거에 공천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당헌 내용대로라면 민주당 출신 선출직 공직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는 서울과 부산의 시장 재·보궐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공천할 수 없다.

민주당이 당헌 개정 절차에 나서자 여성단체들은 “성폭력 문제를 반복하고도 이를 사소화하려는 남성 기득권 정치에 절망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공동행동 등 여성단체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현 당헌 96조 2항을 개정하는 절차에 착수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공동행동과 공대위는 “기존 조항은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에 대한 당 차원의 성찰과 재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고 주장하며 일말의 반성도 없는 당헌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서 근본적 성찰도 없이, 재발 방지와 책임있는 대책도 없이, 2차 피해에 대한 제지와 중단 노력도 없이, 피해자 일상 복귀를 위한 사회적 환경 개선 노력도 없이, 오로지 권력 재창출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것이 민주당에서 말하는 ‘책임있는 공당의 도리’인가”라고 반문했다. 

다음은 피해자 A씨가 이낙연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 전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님께 질문 드립니다.

1. 당헌 당규 개정 전 당원 투표 관련,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씀하신 바 ‘피해 여성’에 제가 포함되는 것이 맞습니까?

2. 도대체 무엇에 대하여 사과하신다는 뜻입니까?
- 당 소속 정치인의 위력 성추행을 단속하지 못하신 것입니까?
- 지지자들의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사과하는 것입니까?

3. 사건의 공론화 이후 지금까지 집권 여당, 해당 정치인의 소속 정당으로서 어떤 조치들을 취하셨습니까?

4. 앞으로 저는 이 사과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 수 있습니까?

5. 우리 사회는 공당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6. 앞으로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실 계획입니까?

2020. 10. 30.
전 서울시장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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