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여성관리직 모임 목련회 김영옥 회장

~26-1.jpg

◀<사진·이기태>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

20여년 전 12명의 우체국 여성공무원이 모여 만든 '목련회'는 이제 621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명실상부한 서울, 경인지역 우체국의 여성관리직 모임이자 봉사단체다. 한때 존폐마저 논란됐던 목련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낸 중심에 김영옥(47) 목련회 회장이 있다.

“목련꽃이 필 때 모임을 갖자고 만들었어요. 목련의 품위 있고 강인한 모습을 닮겠다는 의미였죠. 그 뜻을 이어 4월에 총회를 열고 있어요.”

목련회가 만들어진 82년 당시만 해도 서울, 경인지역 우체국 7급 여성공무원은 12명에 불과했다. 7급 이상 여성공무원만 621명, 4, 5급 여성공무원까지 배출한 오늘의 목련회는 우체국 내 여성공무원의 진출과 지위 상승을 여실히 보여준다.

목련회 회원들은 대부분 9급에서 출발해 6,7급 관리직으로 승진한 여성공무원들이다. 지난 79년 9급 공무원으로 우체국에 들어온 김영옥 회장 역시 현재 서울 송파구 삼전우체국장이다.

“3년 이상을 한 우체국에서 근무하지 못해요. 저도 8곳 이상을 옮겨 다녔죠. 막무가내인 고객 때문에 힘든 때도 있지만 친절하고 섬세한 여성에게 우체국 업무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IMF 이후 우체국의 예금, 보험 등 금융 업무가 급증하면서 여성공무원들은 고객에 대한 친절과 부드러운 여성리더십으로 우체국 내 여성 영역을 확고히 다져왔다. 전국 3,000개 우체국 가운데 상반기 업무실적 1위에 오른 문정우체국을 이끌었던 김 회장의 리더십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였다.

“어떤 상이나 공도 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나누기'가 중요하죠.”

직원들이 실적에 부담을 느끼는 대신 의욕을 갖도록 끊임없이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는 것, 할 수 있는 업무에 직원을 배치시키고 항상 칭찬하는 것,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항상 하나의 팀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 바로 김 회장의 리더십이자 노하우다.

김 회장은 현재 21개인 목련회 지부를 47개로 확대해 지역별 활동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물론 지금껏 펼쳐온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시설을 지원하고 봉사하는 일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김 회장의 리더십 노하우는 '훌륭한 일터 만들기' 운동으로 목련회 여성관리직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여성공무원들이 능력을 키우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우체국 1급 여성공무원도 어렵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621명의 여성들은 가만히 있어도 이미 압력단체예요. 업무에서 우리가 제 역할을 해낼 때 굳이 목소리를 키우지 않아도 자연스레 여성의 영향력이 커지고 요구가 받아들여질 거예요.”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