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뉴시스·여성신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뉴시스·여성신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경쟁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는 미국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을 지지하는 중국의 대리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WTO는 28일(현지시간) 전체 회원국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며 “그는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워커 뉴질랜드대사는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며 “회원국의 만장일치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 중 104개국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미국이 유 후보를 강력 추천하고 나섰다. WTO의 발표가 나온 후 채 10시간이 지나기 전 유 후보를 향한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유 후보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유 후보는 지난 25년 동안 성공적인 무역 협상가와 무역 정책 입안자로서 두각을 나타낸 진실한 무역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WTO) 조직의 효율적인 리더로서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췄다”라고 덧붙였다.

USTR은 “지금은 WTO와 국제 무역에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지난 25년 동안 다자 간 관세 협상은 없었고, 분쟁 조정 시스템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됐으며,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이행하는 회원국은 너무 적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WTO는 중대한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현장에서 직접 뛴 실제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측 관계자를 인용하며 “유 후보는 미국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유 후보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했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유 후보의 협상 방식은 미국에서 아주 좋은 평판을 받았다”며 “우리 모두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아직 특정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라운드를 지지했고, 이 과정은 잘 진행됐다”며 “중국은 이날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SCMP는 보도했다.

WTO 사무총장 선출 시한은 11월9일이다. 이날까지 모든 회원국의 협의가 도출돼야 한다. 만약 다음달 9일까지 회원국 간 협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WTO는 사상 최초로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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