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한국 직장에 여성 상사 드문 현실과 연결도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뉴시스·여성신문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뉴시스·여성신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29·배주현)의 스타일리스트 갑질 논란과 관련해 한국 언론이 여성 연예인에게 남성 보다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28일 ‘레드벨벳 아이린의 갑질(bullying) 스캔들은 케이팝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권력 남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前) AFP통신 한국 특파원이자 한국 미투 운동 관련 책을 쓴 작가인 정하원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SCMP는 한국 스타, 특히 보이밴드 또는 걸그룹 멤버들은 건전한 이미지를 유지하도록 요구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중에서도 여성 스타는 남성 스타에 비해 특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한국 주요 경제 신문 중 한 곳은 아이린의 관상까지 문제 삼았다면서 한국 언론이 아이린 갑질 논란을 두고 난리법석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한국 언론이 여성 스타에게 남성 스타 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전했다.

반면 배우 겸 가수인 김현중은 일련의 법적 문제에도 최근 신규 앨범을 냈다면서 한국 남성 스타는 스캔들 이후 연예계 복귀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짚었다.

정하원은 “(아이린이) 남자였다고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대중적 분노와 보이콧 요구에 직면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갑질의 희생자가 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갑질로 여겨질 수 있는 행동은 한국 사회에서 역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대중이 분노할 것이냐가 아니라 분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격렬할 것이냐. 경력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것이냐다”라며 “(아이린 관련)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경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전체 언론의 난리법석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성 연예인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정하원은 아이린이 직면한 반발을 한국 직장에 여성 상사가 드문 현실과 연결시키기도 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SCMP는 정하원의 저서를 인용해 한국 상장기업 70%는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고 사회적 압력의 결과로 많은 여성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직장 내 성희롱을 받아들여야 하거나 가족을 위해 경력 발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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