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상암동 MBC 앞

 

단역배우 아르바이트 도중 집단 성폭력 피해를 입고 경찰에 고소했으나 2차 피해를 견디지 못 하고 극단 선택에 이른 고 양소라씨와 고 양소정씨를 위한 천도재가 22일 낮 12시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가해자 12명 전원이 법적 처벌을 피한 데다 사건을 공론화 시킨 유족을 고소까지 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2004년 고 양소라씨는 방송국에서 단역 배우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단역 배우를 관리하는 단역반장 등 12명에게 3개월에 걸쳐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당시 가해자들은 흉기를 들이밀거나 양씨의 동생인 고 양소정씨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 등으로 양씨를 불러냈다.

그러나 경찰 고소 이후 경찰은 양씨에게 가해자의 성기를 정확하게 그려오라고 시키거나 가해자와 대면한 상황에서 피해 상황을 묘사하라고 지시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수사를 이어나갔다.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양씨는 2006년 고소를 취하했으나 끝내 2009년 가해자에 대한 욕설로 가득한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양씨가 사망하고 6일 후에는 고 양소정씨가 목숨을 끊었다. 양소정씨는 자신이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줬다는 죄책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두 달 후 아버지인 양모씨도 충격에 뇌출혈로 사망했다.

11년이 지난 현재도 12명의 가해자들은 방송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천도재는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과 방송현장 성폭력·성희롱 근절을 위해 방송사가 밀집한 상암동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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