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5000만, 청도군 1억 지원
경북도 행정부지사, 청도부군수
대회 심사위원까지 맡아

2020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2020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지난 8월 열린 미스코리아 경북 선발대회에 경상북도는 5000만원, 주최지인 청도군은 1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공동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청도부군수와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장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북 여성계에서는 “여성 성적대상화하는 행사에 세금을 지원하고 행정부지사와 부군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2020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는 지난 8월23일 청도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에서 한국일보 주최, 대구한국일보, 엠플러스한국, 실라리안 주관, 경상북도와 청도군 후원으로 열렸다. 이날 미스 경북 진에게는 상금 250만원, 선은 200만원, 미는 150만원, 미스 청도에게는 100만원이 주어졌다.  

경상북도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상북도에서 매년 지원하는 행사가 맞다. 올해는 도비 5000만원이 나갔다”며 “미스코리아 본선에 나가려면 미스 경북선발대회에서 선발대회에서 수상해야 하기 때문에 이 대회가 사라지면 미스코리아대회에 나가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예산은 도비와 시군매칭사업비로 나가고 있는데 시군에서 교부신청서가 올라와 집행했고 청도군은 1억원을 지원했다”며 “23개 시군 중 순회개최지에서 교부신청서를 올리면 검토해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경위에 대해 경상북도 문화예술과장은 “경상북도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행사이고 주최 측 요청으로 부지사가 공동심사위원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포항여성회 금박은주 회장은 ”미스코리아 경북선발대회에 경북도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금박은주 회장은 ”여성단체가 1990년대부터 여성의 몸을 도구화 하는 미스코리아대회 폐지를 요구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지원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경상북도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심사위원으로까지 참가하는 것은 경상북도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여성회 남은주 상임대표도 ”지난해 미스코리아 지역대회에 대구시와 동구청이 예산을 지원해 논란이 일었고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 대회 폐지를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다”면서 ”지난해 문제제기로 올해는 대구시 예산이 지원되지 않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는데 성차별 요소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할 수 있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렸다는데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피해 상황에서도 대회가 열려야 할 만큼 미스코리아 대회가 중요한 대회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동구청은 올해 행사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대구경북여연과 대구시민연대회의 등에서의 문제제기로 예산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구 동구청 담당자도 “올해 미스코리아 대구선발대회에 예산지원 한 것은 없다. 다만 행사장이 관내에 있다 보니 주차와 관련한 행정편의만 지원했고 예산이나 다른 것은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순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에 대해 ”인권위가 당초 올해 미스코리아선발대회 개최 전까지 답변 주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성차별, 인권침해로 미스코리아대회 폐지를 제소해놓은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경상북도가 세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미스코리아대구·경북선발대회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세금을 지원한 것이 알려지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참여연대 등 62개 단체가 행사예산편성 즉각 철회, 성평등 예산확보, 성상품화 예산책정에 사과할 것, 성인지감수성 기를 것 등을 요구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사: 대구시, '미스코리아대회'에 세금 지원 논란… 여성단체 "시대착오적" 비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310&aid=000007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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