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영상 뽀개기] 스타권력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그녀, ‘이효리’
[김은영의 영상 뽀개기] 스타권력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그녀, ‘이효리’
  • 김은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
  • 승인 2020.10.21 12:01
  • 수정 2020-10-22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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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FACE ID’ 이효리 편
“여성스타가 감내해야 했던
성적 대상화와 상품화를
스타 권력으로 끊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TV ‘FACE ID’ 이효리 편.
카카오TV ‘FACE ID’ 이효리 편.

 

반짝반짝 작은 별은 아이들을 꿈나라로 인도하고, 능력과 매력을 뽐내는 스타들은 대중들을 미디어가 그리는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스타들은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가 되며,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은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디어와 기업, 대중의 긴밀한 연관 속에 스타가 탄생하고, 이들의 역학관계 속에서 스타의 지위가 유지된다. ‘FACE ID-이효리 편’(카카오TV)은 미디어와 기업이 스타를 활용하는 방식과 스타에 대한 대중의 관심, 그리고 스타가 지닌 영향력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

지난 9월부터 카카오TV는 넷플릭스가 선점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비장의 카드로 드라마, 예능, 스타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FACE ID’는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업데이트 되는 ‘스타’ 장르에 속하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출연진의 일상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20분이 안 되는 러닝 타임을 지닌 웹콘텐츠다. 첫 주자로 나선 이효리는 그녀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픈 대중의 욕망을 자극한다. 대중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궁금했던 통화 상대, 메시지 내용, 활용하는 앱, 사진첩 속 사진들을 들여다보면서 그녀의 일상을 밀착 관찰한다.

왜 첫 주인공이 이효리일까? 앞으로 읽으나 뒤로 읽으나 똑같은 그녀의 이름은 그 세 글자만으로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스타이기 때문이다.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담보하는 스타는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서비스를 홍보하려는 미디어 기업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존재이다. 프로그램 제작비 조달을 위한 패션과 뷰티 분야의 광고주들에게 그녀는 자신들의 상품을 입히고 사용하게 만들고 싶은 매력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그녀는 미디어 기업과 광고주, 대중의 삼각관계 속에서 스타라는 공고한 지위를 확고하게 유지한다.

오랫동안 스타는 이중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대중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한편, 광고로 시장경제의 약점을 은폐하고 소비 능력을 갖춘 대중이 되라는 자본주의적 메시지를 주입하는 존재로서 말이다. 이러한 양면성은 미디어와 기업의 지원, 대중의 선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스타가 지닌 숙명이다. ‘FACE ID’의 이효리는 스타의 숙명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스타의 권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TV ‘FACE ID’ 이효리 편.
카카오TV ‘FACE ID’ 이효리 편.

 

해당 프로그램 속 그녀는 미디어 기업과 광고주의 제품을 홍보하지만, 화려한 스타이자 일반인 이효리를 보여준다. 4억원에 달하는 화려한 액세서리와 메이크업으로 치장하고 화보를 촬영하지만, 유기견의 사료 값을 걱정하는 일상 속 그녀를 만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촬영되는 영상 속에, 수많은 앱으로 소통하는 일상 속에 그녀는 누군가의 가족이며 친구로 살아간다. 홀로 빛나는 고독한 스타라는 신비주의에서 탈피하여, 사람과 공존하는 스타의 모습을 드러낸다. 대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일상 속 친숙함은 이효리 자신이 지닌 영향력, 즉 스타권력을 행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친근감으로 대중과의 교감을 높인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유기견 보호 봉사와 해외입양의 현실을 행동으로, 말로 전한다. 직접 시청자들에게 “다 알라고 얘기하는 거야”라는 말에서 스타가 지닌 권력을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려는 그녀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서 똑같은 옷과 작업복을 입고 수돗물로 세수하면서 민낯을 수없이 노출한다. 과거의 섹시함을 강조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당당하게 본연의 자신을 드러낸다. 자신이 하고픈 대로, 보여주고픈 대로 하는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모습은 여성연예인들이 숱하게 겪는 성 상품화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스타들이 미디어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대중들의 미의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녀의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은 그녀를 좋아하는 수많은 여성 시청자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그대로 표현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FACE ID-이효리 편’은 스타가 단순히 미디어와 기업의 이익에 봉사하고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확장하는 긍정적인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스타들이 감내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성적 대상화와 상품화를 스타의 권력으로 끊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리한 스타 권력 활용의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필자: 김은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 이화여대 언론학박사이며, 트랜스미디어스토리텔링과젠더에 관심을 두고 다수의 영상문화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필자: 김은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 이화여대 언론학박사이며, 트랜스미디어스토리텔링과젠더에 관심을 두고 다수의 영상문화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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