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중 류호정 정의당 의원 향해
“어이”라고 말한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어이!”

국회 국정감사 중 최창희(71) 공영홈쇼핑 대표가 류호정(29) 정의당 의원에 한 말이다. 최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공영홈쇼핑 전문위원 채용 과정에서 허위경력 기재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류 의원 질의하자 “어이”로 응수했다. 낯을 구기고 큰 소리로 “어이”라고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고서 논란이 일자 최 대표는 “‘허위’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래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혼잣말이었다”고 밝혔다. ‘사람이 먼저다’ 문구를 만들었던 최 대표에게 일각에선 '그 사람은 나이순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최 대표는 오해가 있었다며 사과한다고 했다. 그런데 류호정 의원이 아닌 다른 중년 국회의원이었다면 최 대표가 과연 이런 표현을 썼을까.

많은 청년 정치인들은 이번 ‘어이 사건’을 두고 청년 정치인, 또는 20대 여성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나이가 몇 살이든 류 의원을 비롯한 청년 의원들은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라며 "오늘의 사건은 청년 정치인들이 정치권 내에서 겪는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대표로 국감에서 질문하는 국회의원에게 ‘어이’라고 표현하는 건 무례한 언사”라며 “그리 쉽게 ‘어이’ 할 수 있는 것도 20대 여성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번 사건을 보는 일부 사람들은 ‘이게 그렇게 회자될 일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부터 그렇다. ‘어이!’ 하고 중년 남성이 지르는 호통은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통을 들은 사람이 이번에는 국회의원이었고 현장을 보는 눈이 많았으니 사건이 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어이"는 청년을 얕잡아 부르는 호칭 중 하나다. 청년들은 특히, 중년남성에 의해 ‘어이’라고 불린 경험이 많다. 

“어이!” “어이, 담배 하나!” “어이, 비켜!” “어이, 너 말고 상사 나오라고 해!”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중년 혹은 노년의 남성들은 청년들을 이렇게 부르곤 한다. 거기에 되바라지게 “왜 반말하세요?”라고 되물으면 “뭐?”하고 마는 게 현실이다. 자신보다 어리거나 직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어이”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어른들의 속내는 알 길이 없다. 그들이 가진 나이, 성별, 사회적 권력이 아무한테나 “어이” 해 댈 수 있는 힘을 주겠거니 할 뿐이다. 

타인을 존중하며 부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중한 언어로 차근차근 설명을 할 수 있는 게 사람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하라고 초등학교 때 배우지 않는가. '그들'의 배려심이 아쉽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