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세대는 죽었다… 여성 정치 세력 등장해야”
“586 세대는 죽었다… 여성 정치 세력 등장해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10.22 07:40
  • 수정 2020-10-22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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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민주주의 포럼 ‘민주화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
“586 세대 내에도 세대 간극 존재”
“과거보다는 미래적인 아젠다를 가지며 지속적으로 얘기해야”
“새로운 정치세력화, 가치연합과 양당정치 대안, 연합리더십이 존재해야 가능”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인 586세대는 민주화운동의 주역으로 '민주화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1980년대 대학생활 중 민주화운동을 공유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신군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던 시기에 청년기를 보내며 지배 권력에 대한 저항의식이 투철했다. 진보의 상징이었던 586세대. 그들은 30년을 넘는 세월을 지나오면서 한국 사회의 새로운 기득권세력이 됐다.   

새로운 민주주의 정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586 세대가 많은 것을 이룩하기도 했지만 그 잔재들도 많이 남아 있다”며 “이제는 다음 세대로의 정치 혁명이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젠더+민주주의포럼 참석자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창선 시사평론가 △신지예 젠더폴리틱스연구소장이 맡았다△심나리 386 세대유감 저자 △김은희 여.세.연 연구위원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종민 정의당 전 부대표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   ⓒ여성신문
젠더+민주주의포럼 참석자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창선 시사평론가 △신지예 젠더폴리틱스연구소장 △심나리 386 세대유감 저자 △김은희 여.세.연 연구위원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종민 정의당 전 부대표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   ⓒ여성신문

여성신문이 주최하고 젠더폴리틱스연구소가 주관한 ‘민주화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 젠더+민주주의 포럼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골든브릿지빌딩 대강당에서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 19일 오후 2시 유튜브 여성신문TV를 스트리밍으로 전체 공개됐다. 

이번 젠더+민주주의 포럼은 파일럿 형식으로 진행됐다. 발제는 △유창선 시사평론가 △신지예 젠더폴리틱스연구소장이 맡았다. 토론에는 △심나리 386 세대유감 저자 △김은희 여.세.연 연구위원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종민 정의당 전 부대표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참여했다(행사 진행순서순).

발제를 맡은 유 시사평론가는 ‘민주화 세대, 그 다음의 정치를 향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창선 “2030세대의 힘에 의해 정치적 세대교체 혁명 진행돼야”

유 평론가는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우리는 이제는 기득권이 되어버린 민주화 세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며 “특히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대하는 중장년층 민주화 세대의 모습은 그들의 가부장적 사고와 젠더 의식 부재의 민낯을 보여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인권·약자·배려·양성평등 같은 말들을 입에 달고 살던 사람들이 정작 피해 여성의 호소를 외면한 채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서거나 심지어 2차 가해에 나서는 광경은 ‘낡은 진보의 파산’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며 “586 민주화 세대 이후 다음 세대에 의한 정치혁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수·진보·중도 등 이념과 가치를 불문한 모든 정치영역에서 2030 세대의 힘에 의해 정치적 세대교체의 혁명이 진행돼야 한다”며 “정치혁명은 현실적으로 단일한 새 세력이 형성되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각 정당 안팎에서 각기 그 같은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상호 연대와 촉진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 세대교체는 생물학적인 나이를 넘어 민주화 세대가 또한 갇혀 있던 낡은 가치를 비로소 넘어서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신지예 “‘586 민주화 세대에 대한 저항’과 ‘연합’ 있어야”

신지예 젠더폴리틱스 연구소장은 ‘민주주의 적신호, 민주화세대’를 주제로 전제주의 행동을 가리키는 네 가지 주요 신호와 민주화 세대에 대해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격이라고 짚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을 언급하고 “한국 정치는 양당제를 넘어 다원적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다당제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양당 간 핑퐁 싸움으로 권력을 주고받는 양당제와는 달리 다양한 후보군 중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다당제는 정당 간의 정책선거로 이어지기에 용이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 독자 세력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하며 “매 선거 때마다 여성 정치인은 기성 정당의 액세서리로 쓰인다”며 “다르게 보면 여성계 또한 권력자의 관용을 자의적으로 수용하며 가부장 정치에 기대어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위성정당 사태에서도 몇 석의 여성정치인 의석은 편법의 근거이자 명분이자 액세서리가 됐다”며 “일련의 사건을 통해 지금 민주주의자와 페미니스트들이 싸워야 할 대상은 내부 성폭력을 용인하고 은폐해온 586 가부장 정치인들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신 소장은 “페미니즘을 부정하는 정치 집단이 정권을 잡고 있는 이 상황에서 페미니즘을 실현하고자 하는 강력한 정당의 출연이 필요하다”며 “여성 운동과 여성 정치의 전략도 새롭게 서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586 민주화 세대에 대한 저항’과 ‘연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심나리 “다음 세대, 386 세대와 보조 맞추는 것보다는 다른 선택을 하려는 노력 필요”

토론에서 심나리 386 세대유감 저자는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주제로 386세대에 대한 해석을 했다. 심 저자는 “‘헬조선’이 된 것에 대해 386세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여러 통계를 확인했을 때 나이가 어릴수록 태어날 때부터 계급(계층)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하며 울분 지수, 자살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386 세대의 성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작년 여성정책연구원이 남성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인용했다. 심 저자는 “우리나라 50대 응답자 절반 이상이 성을 매개로 한 영업이 업무에 도움된다고 밝혔다”며 “50대의 46.1%가 상급자의 성구매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 구매 경험도 50대에서 44.4%가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러 미투 사건이 우연은 아니다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86 세대 안에서도 세대 내 간극이 크기 때문에 이렇게 일률적으로 말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평균치를 계속 보여드리는 것은 실제로 시대적인 운이 386 세대와 같이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해결책에 대해서는 “(다음 세대는) 386 세대와 보조 맞추는 것보다는 다른 선택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보다는 미래적인 아젠다를 가지며 지속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인구구조·산업 개편·기후 문제 등이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포용과 다양성을 아우르는 중요성이 있다”며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가치”라고 덧붙였다.

그 밖에 “약자들의 의자게임도 탈피해야 한다”며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둘이 싸우는 것이 안타깝고 우리가 진정으로 싸워야 할 대상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희 “운동했던 민주화세대에게도 어려운 과제는 페미니즘”

김은희 여.세.연 연구위원은 “정치 영역에서의 세대교체란 단순히 나이가 젊은 정치인들로의 인적 구성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항 헤게모니’를 구성하는 집단의 등장을 말하며, ‘시대정신’과 맞물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생물학적 연령이라기보다 일종의 코호트인 86세대는 이미 헤게모니를 장악한 블록이 되었고 올해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는 산업화 세대에서 민주화 세대로의 기득권 정치세력 교체의 정점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자원으로 삼았던 남성엘리트 세대 정치인그룹 그리고 시

민운동으로 연결되는 범주랄까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운동했던 이들에게도 페미니즘은 가장 다루기 어려운 과제 중 하나였고 여전히 그러하다”며 “지금까지 기득권 정당에서 여성할당제가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의 증거”라고 분석했다.

여성신문이 주최하고 젠더폴리틱스연구소가 주관한 ‘민주화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 젠더+민주주의 포럼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여성신문사 강당에서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성신문
‘민주화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 젠더+민주주의 포럼이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성신문

김경율 “파산한 민주화세대에게 갈 길 물어보지 말라”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민주화 세대에 대해 “우리 세대는 저를 포함해 파산했다”며 “우리는 이어지는 세대에 어떤 권리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적인 군사정부 시절에는 용인될 수 있는 태도였을지라도 현재는 바뀌어야 마땅한 작풍들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곡해하며 여전히 온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은 이미 파산한 86세대에게 이후에 갈 길을 물어보지 말라”고 덧붙였다.

정의당에 대해서는 “조국, 윤미향, 라임, 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정의당의 목소리는 왜 안 들리는가”라며 “정의당이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6석 절대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진보진영의 목소리는 정의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스피커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동의하며 “여성들이 정치하는 세대가 빨리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종민 “가치연합·양당정치 대안·연합리더십 요구된다”

김종민 정의당 전 부대표는 “정의당에게 늘 요구하는 것은 ‘그래서 정의당은 민주당 편인가 아닌가’라고 묻는다”며 “‘왜 우리는 이 물음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나’하고 반성했다”고 밝혔다.

민주화세대 문제에 대해서는 “규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안이 있는가의 문제”라며 “(민주화 세대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 세력 등장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대표는 “이제는 민주화 세대가 보수화됐다, 기득권화 됐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이 상식적인 얘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이것을 얘기하지 못하는 진보정치 영역의 고민이 있었다. 그것을 탈피하는 것이 진보정치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됐는데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대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현 정부는 내재적인 세대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며 “그 외각에 존재하는 정의당 포함한 정치 세력의 부재가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대안을 찾고 싶다”고 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전통적인 시민사회나 진보정치도 역부족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출현을 어떻게든 독려하고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면 영페미니즘에 기초한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가 아니라 그들도 연합할 수 있는 정치 세력 그릇이 있을 수 있는가 라는 것에 더 함께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치연합과 양당정치 대안, 연합리더십이 존재할 수 있다면 같이 참가하고 싶다”며 “과감하게 모색할 단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윤 “기존 진보·보수의 틀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연대 구축돼야”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운동권 세대의 특성에 대해 “객관적 지적 능력의 한계를 갖는다”며 “체계적 학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봤다.

또한 “심리적 분열 현상의 고착화로 인해 피해의식과 같은 트라우마와 도덕적 우월감과 같은 자부심이 있다”며 “그러면서 운동권 세력은 신기득층으로 전화 중”이라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주류세력화와 주요 국가권력기관의 장악, 사회 곳곳에 신기득권 진지형성하고 있다”며 “학보한 기득권 대물림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점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자행하고 향후 20여년 장기집권 가능성이 커진다”고 짚었다.

민주화 세대의 한계의 극복에 대해 “양심적 민주화 세대 중 신기득권층으로부터의 이탈 현상이 시작됐고, 3040 청년세대 스스로 독립적 정치주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며 “당면 과제는 신기득권 정치집단을 극복하기 위한 공동전선 형성과 기존 진보·보수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연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젠더+민주주의포럼 참석자들. ⓒ여성신문

*  ‘민주화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민주주의 모색’ 젠더+민주주의 포럼 전체 영상은 여성신문TV(https://www.youtube.com/watch?v=iuKv-960--g&t=7073s)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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