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택배노조 “토요일 배달 없앤다고
과로사 문제 해결되지 않는다“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 등 13개 단체가 故김원종·故장덕준·故김동휘님 추모 및 대기업택배사 규탄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예방 호소 택배 소비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 등 13개 단체가 故김원종·故장덕준·故김동휘님 추모 및 대기업택배사 규탄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예방 호소 택배 소비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토요일을 배달 없는 날로 지정하자는 제안이 지난 19일 제기된 가운데 택배노조 측은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신규 인력 추가”라고 선을 그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일요일에 배달이 없는 것과 같이 토요일에 배달을 없애 노동시간을 줄이고 휴식을 취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이같이 썼다.

그러면서 “택배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닌 개별사업자 계약으로 치부돼 노동권의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마치 사업자끼리의 거래인 것처럼 책임을 방기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비난과 원성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 의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물류회사의 계약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며 “토요휴무제를 포함해 배달과 분류의 업무를 별도로 계약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은 김 의원의 제안에 “의견에 대한 고마움은 있으나 그것으로 과로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 택배노동자들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인력 추가”라며 “오전부터 약 7시간동안 진행되는 분류작업을 공짜로 하고 있는데 이에 신규인력을 추가해 업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휴식이 없는 과로사 환경”이라며 “장시간 노동에 휘말리기 때문에 과로사에 내몰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연히 주5일제 근무가 필요하지만 이는 상당히 많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업계와 고객사 등 교섭을 해야하므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닐 뿐더러 그렇게 한다고 해서 과로사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택배노동자들은 현재 배달과 분류작업이 분리되지 않아 분류작업이 ‘공짜노동’이 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 측은 배송 수수료에 분류작업 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인력 투입이나 수당 적용과 같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택배업계 종사자는 총 12명이며 이 중 택배기사는 9명에 달한다.

지난 12일 CJ대한통운에 이어 한진택배에서도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근무했던 김모(36)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숨지기 4일 전인 이달 8일 새벽 4시28분 동료에게 ‘집에 가면 5시인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분류작업)를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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