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12일에 이은 택배 기사 사망
택배회사 측 "평소 지병으로 인한 사망일 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공개한 한진택배 택배기사 A씨의 생전 문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공개한 한진택배 택배기사 A씨의 생전 문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30대 택배기사가 “너무 힘들다”는 문자를 남기고 나흘 후 사망했다. 올해 9번째 택배 운송 업무 도중 사망한 사람이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택배 노동자 김모(36)씨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 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하루 400개가 넘는 택배 물량을 심야, 새벽까지 배송했다. 새벽까지 배송을 마친 후에는 다시 다음 날 오전 출근해 분류 업무를 해야 했다.

김씨는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택배 노동자였다.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에 비해 한 명당 맡는 구역이 넓어 택배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체감 2~3배 가량 업무 강도가 강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씨도 숨지기 나흘 전 상사에게 새벽 4시 반 문자를 보내며 “16번지 안 받으면 안 될까해서요”라며 자신의 구역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이어 “오늘 180개 들고 다 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며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한진택배는 김씨가 과로가 아닌 평소 지병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택배 측은 “김씨의 평소 배달량은 하루 200상자 정도로 동료들보다 적은 편”이라며 “국과수 부검 결과 평소 지병인 심장혈관장애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20대 A씨가 출근을 앞두고 욕조에서 숨진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A씨는 정규직 전환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며 업무 과중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에는 서울 강북구에서 일하던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 김원종씨가 업무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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